[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세월호 생존자와 피해가족들을 만나 “늦었지만 정부를 대표해서 머리 숙여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공식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세월호 유가족 등 200여명을 초청해 2시간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행사 시작부터 눈물을 보인 문 대통령은 떨리는 목소리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무엇보다 귀하게 여기는 나라다운 나라를 반드시 만들어서 반드시 세월호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선체 수색이 많이 진행됐는데도 아직도 다섯 분이 소식이 없어 정부도 애가 탄다. 아직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들이 모두 가족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가족들의 여한이 없도록 마지막 한 분을 찾아낼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전임 박근혜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분명한 것은 그 원인이 무엇이든 정부는 참사를 막아내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선체 침몰을 눈앞에서 뻔히 지켜보면서도 선체 안 승객을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했을 정도로 대응에서도 무능하고 무책임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유가족을 따뜻하게 보듬어주지도 못했고, 오히려 국민 편 가르기를 하면서 유가족에게 더 큰 상처를 안겼다”면서 “정부는 당연한 책무인 진실규명마저 가로막고 회피하는 비정한 모습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세월호 진실을 규명하는 것은 가족들의 한을 풀어주고, 아픔을 씻어주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다시는 그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을 수 있는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교훈을 얻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며 “그런 마음으로 세월호의 진실규명을 위해서도 정부가 국회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피해가족들을 대표해 “무엇보다 4·16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그에 따른 응당한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며 “박근혜정부가 불법 부당하게 자행한 수사 방해와 은폐조작 행위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고, 그 어떤 영향도 받지 않는 강력한 법적 조사기구가 제대로 만들어져야 한다”며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재건을 요청했다.
한편 이날 면담에는 전명선 운영위원장을 비롯해 고 김초원 교사 부친인 김성욱 세월호 희생교사 대표, 안상기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가족대표, 장동원 4·16가족협의회 진상규명 팀장·생존자 대표, 고 남현철 학생의 부친인 남경원 미수습자 대표가 참석했다.
정부 측에서는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철민 의원(안산 상록구을)과 전해철 의원(안산 상록구갑), 세월호 특별법을 발의한 박주민 의원이, 청와대에서는 전병헌 정무수석, 하승창 사회혁신수석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4·16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들 초청 간담회가 열린 청와대 영빈관에서 피해자 가족을 포옹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