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지난 2분기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설비투자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막대한 투자를 단행한 삼성전자의 힘이 컸다. 2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 비중은 전체의 28%에 달했다.
24일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2분기 전세계 반도체 업계 설비투자 규모는 235억달러(약 26조6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1·2분기를 더한 상반기 기준 설비투자액은 425억달러(약 48조1000억원)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48% 급증했다.
슈퍼 호황을 맞아 매출과 이익 규모가 크게 늘면서 기업들도 설비투자에 적극적이다. 모바일을 비롯해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등 반도체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만 110억달러(약 12조452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반도체 부문에 집행했다. IC인사이츠는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상반기에 투자한 금액의 3배가 넘는 액수이며, 지난해 전체 투자액보다 고작 3억달러 적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전체 반도체 설비투자에서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비중은 2분기 28%, 상반기 25%로 집계됐다.
IC인사이츠는 삼성전자의 올 한 해 전체 투자액이 150억~220억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IC인사이츠는 "삼성전자가 2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것과 동시에 엄청난 규모의 투자를 감행하고 있는 등 업계를 이끌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올 하반기 반도체 업계 전체 설비투자가 상반기 수준과 맞먹을지는 전적으로 삼성전자가 얼마나 투자를 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2분기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14조700억원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뒀다. 반도체 부문에서만 8조300억원의 수익을 남기며 업황 최대 수혜자로 자리매김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과감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는 V낸드 수요 대응을 위해 평택 단지의 생산량 확대와 평면 낸드를 V낸드로 전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시스템LSI는 D램을 생산하는 화성 11라인 일부를 이미지센서 생산 라인으로 전환하는 투자가 진행되며, 파운드리는 10나노 신규 라인 증설이 진행 중이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