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리포트)"텍스트 읽고 독해하는 AI 기술 도입…AI 포털로 거듭날 것"

유태준 마인즈랩 대표 "마음AI는 기업 맞춤형 서비스 제작 가능한 플랫폼"
"로봇과 드론 등 다양한 기기에 AI 접목 시도…북미 등 해외 진출"

입력 : 2017-08-2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정문경 기자] 마인즈랩은 빅데이터와 딥러닝, 스마트 머신 기술기반의 인공지능(AI) 플랫폼 전문 스타트업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음성인식 AI기술을 현물투자하고, PwC컨설팅 등이 공동 투자해 2014년 설립됐다. 현재 AI 플랫폼 '마음AI(maum.ai)'와 AI 엔진을 활용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마음AI는 40여개의 엔진들을 기능별로 조합해 기업이 원하는 AI 서비스를 구현하는 플랫폼이다. ETRI에서 개발한 자연어 처리 AI '엑소브레인'과 기계독해(MRC) 기술 등 을 접목해 개발했다. 로봇 채팅 프로그램인 '챗봇'은 콜센터 상담전화와 상담원의 목소리를 인식하고 텍스트로 저장해 이를 분석하는 'VOC' 등이 대표 엔진이다. 현재 국내외 기업 60여 곳에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다. 
 
마음AI는 3억개의 문장과 96억개의 단어를 학습했고, 위키피디아 백과사전과 뉴스 데이터, 음성학습 데이터, 의도분류 데이터, 질의응답 데이터 등에 대한 학습을 지속하고 있다.
 
마인즈랩은 지난 2014년 1월 설립 이후 지금까지 총 9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이는 인공지능 스타트업으로는 최대 규모의 투자 유치 이력이다. 2014년 설립 이후 2016년까지 LB인베스트먼트, 슈프리마 인베스트먼트 등 국내 벤처캐피털(VC)로부터 50억원의 시리즈 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어 올해에는 KDB산업은행으로부터 30억, KEB하나은행으로부터 10억을 투자받았다. 
 
지난 2014년 미래창조과학부 선정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기업’으로 선정됐으며 지난해에는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연구개발특구 기술사업화 대상을 받았다. 포브스아시아에서 2017년 주목해야할 한국 10대 스타트업 기업으로도 뽑힌 바 있다. 
 
PwC컨설팅 상무 출신인 유태준 마인즈랩 대표는 10년 넘게 정보기술(IT) 분야 컨설팅을 담당해온 베테랑이다. 향후 마인즈랩을 AI를 통한 질의응답(QA)를 통해 즉시 제공받을 수 있는 검색포털 형태로 발전시키고자 한다는 유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유태준 마인즈랩 대표. 사진/마인즈랩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공인회계사로 컨설팅 사업을 해오다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삼일PwC컨설팅 파트너로 일할 때 ERP와 프로세스 혁신 컨설팅을 중심으로 컨설팅 사업을 해왔다. 그러다 지난 2013년에 PwC컨설팅의 빅데이터 컨설팅팀을 만들어 새로운 컨설팅 사업 영역인 빅데이터에 대한 준비를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프로세스의 시대가 지고 데이터의 시대가 오는 것을 감지하게 됐고, 사업 시작의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이 분야에서 어떤 가능성을 봤는지
 
마인즈랩은 초반에 빅데이터 분석으로 시작한 회사이다. 지식 데이터베이스가 데이터로 옮겨가는 것을 보고 IT기업이 구축한 빅데이터가 글로벌 컨설팅기업의 지식기반 데이터베이스를 능가하는 수준으로 발전할 것으로 봤다. 그런 이유로 초반에는 ‘소셜 빅데이터 분석’ 컨설팅 서비스를 중점 사업으로 시작했지만, 이를 비즈니스로 연결하기가 쉽지 않아 딥러닝으로 방향을 돌렸고, 지금의 AI 플랫폼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게 됐다. 특히 아마존이 2014년 처음 내놓은 음성인식 AI 스피커 '에코'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아 AI 관련 사업 아이디어를 얻게 됐다. 사람의 언어가 AI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중심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렇게 되리라 확신하고 있다.
 
초반 회사 운영 과정에서 힘들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어느 스타트업이나 첫번째로 부딪히는 장애물은 자금 문제일 것이다. 마인즈랩도 사업 초기 비슷한 문제를 맞았다. 그러다 2015년 8월 슈프리마 인베스트먼트라는 벤처 캐피탈로부터 1차 펀딩을 받을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한종호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과 김정용 슈프리마 인베스트먼트 부사장의 큰 도움을 받았다.
 
펀딩으로 자금 문제가 해결되자 마인즈랩도 본격적인 성장을 시작할 수 있었다. 1차 펀딩 자금을 통해 음성인식 엔진, 자연어 처리 엔진, 딥 러닝 엔진 등 인공지능을 구성하는 핵심적인 엔진들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 엔진들을 통해 저희가 지금 집중하고 있는 인공지능 플랫폼 사업의 토대를 닦을 수 있었다.
 
유태준 마인즈랩 대표가 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마인즈랩
 
"마음AI는 기업 맞춤형으로 AI 서비스를 제작할 수 있는 플랫폼"
 
AI플랫폼 '마음.AI(MAUM.AI)'는 어떤 플랫폼인지.
 
마음AI는 기업이 원하는 다양한 맞춤형 AI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도록 만든 플랫폼이다. 금융사와 유통사, 여행사 등 각 기업마다 구현하고자 하는 AI 서비스의 형태와 내용에 맞춰 기능별 AI 엔진으로 조합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쉽게 말해 기업 맞춤형으로 AI 서비스를 제작할 수 있다. 마인즈랩은 AI 서비스로 확장하고자 하는 콘텐츠를 보유한 기업이나 기관에 플랫폼을 제공한다.  
 
우리는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는 각 산업의 AI 솔루션을 한 플랫폼안에서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마음AI 상에서는 글과 말 등 언어적인 데이터 외에도 수치, 이미지 등 다양한 데이터를 복합해서 사용할 수 있다. 플랫폼에서는 사람 간 대화를 맥락에 따라 이해해서 처리할 수 있게 하는 자연어 이해·처리(NLU·NLP)와 STT, TTS 등 기능별로 특화된 40여개의 AI 엔진들을 제공한다. 아울러 지난해 말 EBS 장학퀴즈에서 인간과 대결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화제를 모은 '엑소브레인'도 플랫폼에서 활용할 수 있게해, 보다 정확한 질의응답이 가능하도록 했다.
 
AI 플랫폼에서의 관건은 AI가 대화를 얼마나 정확하고 자연스럽게 구현해내느냐에 있다. 어떤 상황에서든 수많은 질문에 즉각적으로 동시에 자연스럽게 대화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고 이해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AI는 이 분야의 최신 기술인 '기계 독해(MRC)' 기술을 기반으로 보다 높은 성능의 독해 능력을 가졌다. 기계 독해는 텍스트 전체를 읽고 독해를 할 줄 아는 기술이다. 현재 마음AI는 각종 위키백과 서비스, 뉴스, 음성 학습 데이터, 의도 분류 데이터, 질의 응답 데이터 등 3억개의 문장, 96억개 단어를 학습하며 진화하고 있다.
 
현재 어떤 분야에 얼마만큼 확장되고 있는지.
 
현재까지 은행과 보험사 등 금융권, 글로벌 제조업체 등 60여곳의 고객사가 마음AI를 기반으로 VOC(Voice of Customer) 솔루션이나 챗봇 등의 AI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최근 발표한 KEB하나은행을 포함해 금융권 여러 곳에 마음AI가 확장되고 있다. 또 통신사, 공공기관 등과도 함께 서비스를 개발 중에 있다.
 
KEB하나은행과는 함께 자연어 처리 기반의 텍스트 뱅킹을 작업했다. 텍스트뱅킹은 핸드폰 문자메시지를 보내면 지정된 계좌에 이체를 하거나 계좌 조회 등의 금융 거래가 가능하도록 한 서비스다. 예를 들어 "엄마에게 10만원 보내줘"라는 문자메시지를 텍스트뱅킹 번호로 보내면 자동이체를 해준다. 
 
국내 네이버, 카카오 등 대기업에서도 AI플랫폼을 내놓고 있는데, 이들과의 차별점은. 
 
마인즈랩의 플랫폼은 국내 대기업의 플랫폼에 비해 규모가 작기 때문에 MRC(기계 독해)와 같은 최신 기술을 즉시 도입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이 분야의 최신 기술들을 즉각적으로 도입해 발전화 변화가 빠르다. 또한 네이버의 클로버나 IBM의 왓슨과 같은 플랫폼은 자사의 플랫폼을 확장시키는 것에 중점을 뒀다면 마인즈랩의 마음AI는 기업에서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어 제공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현재는 대기업에게는 자체 클라우드 시스템에 AI 솔루션을 만들어주는 방식으로, 중소규모의 기업에는 API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려고 한다. API 서비스는 현재 연내 공개될 수 있도록 개발 중에 있다.
 
AI플랫폼 '마음AI'. 사진/마인즈랩
 
"로봇과 드론 등 다양한 기기에 AI 접목 시도…해외에는 북미시장 진출"
 
B2C 사업에 대한 계획은. 
 
올해부터는 마음AI 플랫폼을 활용해 직접 다양한 인공지능 B2C 사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AI 기반 영어회화 학습 서비스이다. 마음AI는 대화형 인공지능 플랫폼이기 때문에 인공지능과 함께 영어로 간단한 회화를 주고받는 것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의미와 문법, 발음 교정 등의 학습이 가능한 기초 단계의 영어 회화 학습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
 
AI스피커 이외에도 로봇, 드론, 스마트 기기 등 다양한 하드웨어를 직접 개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AI 스피커는 올 초 '에스카(ASCAR)'라는 이름의 스피커를 개발해 공개한 바 있다. 다만 마인즈랩은 스피커 형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로봇과 드론 등 다양한 기기에 AI 플랫폼을 결합한 형태를 추구한다. 회사 내부에는 스마트머신 연구소가 있다. 이 곳에서 이러한 인공지능 기반의 하드웨어를 연구, 개발하고 있다. 특히 어떤 형태의 하드웨어에서든 마음AI를 결합할 수 있도록 SVR 키트(Kit)를 제작하기도 했다.
 
또한 하드웨어 엑셀러레이터 업체인 N15와 함께 여러가지 형태의 AI 기반 하드웨어를 개발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통해 마인즈랩은 한가지 형태의 기기가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대로 맞춤형(일종의 DIY) 기기가 가능하도록 서비스의 전체 방향을 잡고 있다. 예를 들어 고객이 직접 영어 회화 연습이 가능한 AI 서비스를 곰돌이 모양의 하드웨어에서 이용하는 식이다. 현재 이러한 방향에 맞춰 회사 내외부에서 다양한 연구개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해외 시장 진출 계획은. 
 
마인즈랩은 현재 북미 시장에 진출해, 국내의 한 글로벌 대기업에 솔루션을 납품하고 있다. 현재 미국 뉴욕과 실리콘밸리에 각각 사무소와 연구소를 두고 있으며, 캐나다의 벤쿠버에도 지사가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B2C 시장 진출 준비를 위해 필리핀에도 진출했다.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다양한 인공지능 B2C 서비스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적극적인 해외 시장 진출 기회를 모색하고 있으며 현재 상당 부분 진척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회사의 최종 비전은. 
 
AI 플랫폼을 넘어서 인공지능 포털(AI Portal)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 우리 회사는 끊임없이 변신을 거듭해오며 경쟁력을 일궈왔다. 빅데이터에서 딥러닝, 딥러닝에서 인공지능 플랫폼으로 이어온 데 이어 이제는 AI 포털로 또 다른 도전을 이어가고 싶다. 아직까지는 콘셉트에 그치지만 필요한 정보를 검색이 아닌 AI를 통한 질의응답(QA)를 통해 즉시 제공받을 수 있는 포털 형태로 거듭날 것이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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