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한국 철강업계가 베트남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베트남 건설경기 회복세에 따라 늘어나는 철강 수요에 대응하고, 장기적으로는 동남아시아 시장까지 판로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2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세아제강은 최근 베트남 동나이성에 공장 부지를 매입했다. 세아제강은 연산 7만5000톤급 생산규모의 강관 공장 착공을 검토 중이다. 세아제강은 같은 지역에 '세아 스틸 비나'를 가동하고 있다. 추가 공장이 들어서면 베트남 하이퐁시에 있는 '베트남 스틸 파이프'와 더불어 생산 공장이 3개로 확대된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해외 생산시설 확대를 위해 공장 착공을 검토하고 있다"며 "베트남은 향후 동남아시장 확대 가능성을 고려할 때 이점이 많은 곳"이라고 말했다.
철강업계가 베트남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생산 공장 건설 등 현지 공략에 나섰다. 사진/각 사
업계는 베트남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가장 먼저 나선 곳은 포스코다. 포스코는 연산 100만톤 규모의 전기로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베트남 생산법인만 4곳이다. 중국 생산법인과 같은 규모다. 베트남 철강 시장 개척과 동남아시아 시장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포스코 설명이다. 포스코 베트남 생산법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86억원으로 전년 83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건축용 철강 제품을 제조하는 에스와이패널도 지난 5월 베트남 동나이에 철강공장 2개를 착공했다. 두 공장에서는 가전용과 건축용 컬러강판을 생산할 계획이다.
베트남 진출은 현지 철강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데 기인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베트남 철강 시장 동향'에 따르면, 호찌민과 하노이 등 베트남 대도시를 중심으로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가 증가하고 있다. 10년간 연평균 7.5%대의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지난해 철강 소비량은 전년 대비 8% 증가했다.
베트남 철강 수입시장은 동남아시아에서 1위다. 매년 80억달러에 달하는 철강재를 수입한다. 베트남은 지난 2015년 10억달러 규모의 한국산 철강재를 사들였다. 중국(45억달러), 일본(16억달러)에 이어 상위 세 번째 수입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철강 시장은 전체 생산량 대비 수요가 많은 탓에 대부분을 중국이나 한국 등 수입 철강제품에 의존하고 있는 구조"라며 "특히 최근 중국산이 과잉 공급되면서 수입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현지 생산은 이런 제재에서 조금은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