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원 임용절벽, 사실상 ‘증원’ 가능성 희박

행정안전부·교육부 “계획 없어”·중장기 교원 수급대책 절실

입력 : 2017-08-27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대폭 감소한 초등교사 선발 규모에 뿔난 교대생들이 연일 선발인원 증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초등교원 임용절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27일 교육부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들 두 정부부처는 최근까지도 초등교사 증원과 관련한 별도 논의를 진행 중이지만 증원과 관련해서는 대체로 힘들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저희도 노력은 하겠지만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총정원은 한번 정해지면 변동하는 건 쉽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각 시도교육청이 교육부에 증원을 요청한다고 마음대로 늘려 줄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또 다른 교육부 관계자는 “여론도 좋아야 하는데 부정적 기류가 강하다”며 “(증원은) 어렵다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초등교사 선발규모 결정권을 쥐고 있는 행정안전부도 비슷한 입장이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증원계획이 없다”며 “이번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단기 정책으로 초등임용을 늘리면 나중에 교원 공급과잉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행정안전부가 초등임용 증원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에는 꾸준히 감소하는 학생 수에 있다.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전체 초등학교 학생 수는 2011년 313만명에서 지난해 267만명으로 46만명이 급감했다. 
 
더욱이 초등 임용시험에 합격하고도 발령을 받지 못한 미발령 대기자만 전국에 3518명으로 올해 전체 선발예정 인원인 3321명보다 많은 상황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교육공약 중 하나인 ‘1교실 2교사제’를 거론한다. 지난 4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서울교대 학생들과의 면담에서 “교육부만 바라보지 않고 적극적으로 정책을 찾아보겠다”며 “1교실 2교사제가 조금은 희망을 갖게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의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1수업 2교사제는 어떤 식으로 운영할지 연구를 통해 모형을 잡아야 한다”며 “하반기에 정책연구를 진행해 국내환경에 맞는 학교급·학년별 모형을 도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범운영 기간까지 고려하면 전면적 도입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히려 교대생들은 단기적 대책이 아닌 중장기 교원수급계획 수립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역 광장에서는 전국 10개 교대와 3개 초등교육과로 구성된 전국교육대학생연합 회원 3000여명이 모여 대규모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박정은 광주교대 총학생회장은 “1년 만에 선발 예정 인원을 절반 가까이 줄인 것은 교육당국이 안일하게 교원 수급 정책을 펼친 결과”라며 “중장기 교원 수급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결국엔 학급당 학생수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수준까지 떨어뜨려야 한다고 보고있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유은혜 국회의원(경기 고양병)은 “행정안전부나 기획재정부는 학령인구가 주는 것만 강조하는데, 학생수가 줄더라도 교육의 질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학급당 학생수를 OECD 수준에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OECD 교육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수는 조사 대상 31개국 가운데 25등으로 학급당 학생수는 23.6명으로 OECD 평균인 21.1명보다 2.5명이 많다.
 
유 의원은 “단순히 한 학급당 학생수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초등학교에서도 교과전담 교사들도 뽑아 교육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일부 교대생들의 수도권 선호 현상에 대해서는 “정책입안을 통해 다른 지역으로 배치 시 인센티브를 부여한다던가 하는 전체적인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전국교육대학생 총궐기대회에서 전국 10개 교대와 3개 초등교육과가 소속된 전국교육대학생연합 학생들이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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