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조정받았던 IT종목 위주로 반등이 가능할 전망이다.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던 잭슨홀 미팅이 이변 없이 마무리된 만큼 당분간 완화적인 통화기조가 이어지며 위험선호 현상이 부활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잭슨홀 미팅 연설 이후 올해 금리인상 가능성은 37%를 기록했다. 옐런의 연설 직전 수치인 44%보다 크게 하락한 수준이다. 6월까지만 해도 50%를 넘겼던 올해 금리인상 가능성이 30%대까지 떨어지며 시장은 연준이 올해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이 금리 인상을 미루면 코스피를 이끌던 IT종목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긴축정책을 암시하는 발언을 내놓은 이후 조정받았던 IT주에 대한 선호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6월 말부터 진행된 기술주 조정은 6월 초 연준과 영란은행, 유럽중앙은행(ECB)의 매파적인 발언 때문이었다"면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연준이 다시 통화 완화 기조를 내비쳤고, 다른 중앙은행들도 긴축 속도 조절을 암시한 만큼 잭슨홀 미팅에서 이런 부분을 재확인한 뒤에는 한국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용석 KB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조정 이후 방향성을 찾는 과정에서 완화적인 통화 환경은 긍정 신호가 될 것"이라며 "잭슨홀 미팅이 이변 없이 지나가는 것 자체가 한국시장에 나쁠 것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26일 마무리된 잭슨홀 미팅에서는 금리인상 지연을 포함한 비둘기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다시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옐런은 금융규제의 필요성을 역설했지만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드라기 총재 역시 통화 완화 조치가 이어질 거라고 언급한 반면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에 대해서는 발언하지 않았다. 일부 연준 위원들이 금리인상에 대한 엇갈린 의견을 내놓았지만 시장에서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연준은 물가가 충분히 오른 이후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계획이다. ECB 역시 테이퍼링을 서두르면 유로화 강세를 부추기는 격이어서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성장성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자산 버블을 막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류 연구원은 "7월 FOMC 이후 연준 위원들도 물가가 충분히 오르지 않는 부분에 대한 논쟁을 해왔다"면서 "ECB 역시 유로화 강세인 상황에서 테이퍼링을 언급하기에는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9월 연준의 자산 축소 가능성도 금리인상을 미루는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서 연구원은 "대차대조표 축소가 9월로 예정된 상황에서 굳이 추가로 금리를 급하게 올릴 유인이 없다고 보는 분위기"라며 "양적 긴축정책은 예정대로 시행하되, 금리인상은 훨씬 탄력적으로 유지하자는 식의 공론화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연준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조정받았던 IT종목 위주로 반등이 가능할 전망이다. 사진은 재닛 옐런 연준 의장과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나란히 걷는 모습. 사진/뉴시스·AP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