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당대표 후보가 27일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서 51%를 득표, 결선투표 없이 신임 당대표로 선출됐다. 안 대표가 지난 5월9일 대선 패배 이후 110일만에 당의 새 선장으로 복귀한 것이다.
김관영 선거관리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의원회관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안 대표가 총 투표 수 5만6953표 중 도합 2만9095표(51.09%)를 득표해 당대표로 최종 선출됐다고 밝혔다. 반면 정동영 후보는 1만6151표(28.36%), 천정배 후보는 9456표(16.60%), 이언주 후보는 2251표(3.95%)를 각각 얻어 안 대표의 과반 득표 저지에 실패했다.
안 대표는 이날 수락연설에서 “여러분께서 다시 제 손을 잡아주셨다. 창당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며 “국민의 성원 속에 당원들과 함께 당을 살려 국민의당을 전국정당으로 키우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기필코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당은 유능한 야당이 돼야 한다”며 “‘실천적 중도개혁정당’이라는 분명한 정체성을 확립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당초 ‘제보조작’ 사건을 거치며 당내에서 정계은퇴 주장까지 나왔지만 당대표 출마로 승부수를 걸었고, 결국 당원들의 재신임을 얻는데 성공했다. 안 대표가 대선 패배와 제보조작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에서도 당원들의 선택을 받은 것은 내년 지방선거 전까지 당의 존폐 여부에 대한 위기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안 대표는 우선 대선 패배와 제보조작 사건 등으로 추락한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원내 제3당으로서의 정체성 확립 등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할 임무를 맡게 됐다. 국민의당은 문재인 대통령 국정지지도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과의 경쟁 구도로 지방선거를 치르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안 대표가 바른정당과 손을 잡아 국민에게 제3세력으로서의 존재감을 각인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안 대표는 또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졌던 반대파 의원들과의 충돌, 불통 논란을 불식해야 될 과제를 안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간신히 과반을 달성한 만큼, 향후 안 대표가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의원들과 당원들을 상대로 얼마나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날 안 대표와 함께 선출된 최고위원에는 장진영 후보와 박주원 후보로 결정됐다. 전국여성위원장, 전국청년위원장에는 각각 박주현 후보와 이태우 후보가 선출됐다. 새 지도부는 지난 1월 선출됐던 지도부의 임기를 대신해 임기는 2019년 1월14일까지다. 하지만 내년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성적표에 따라 지도부의 운명이 다시 한번 기로에 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당 임시전국당원대표자대회에 안철수 대표가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