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제품 공급 위축 우려…정유주에 청신호

설비 증설 제한에 정제마진 상승…미 허리케인 '하비' 피해도 긍정적

입력 : 2017-08-31 오후 5:11:28
[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석유제품 공급 위축 우려가 확대되면서 정유주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당분간 설비 증설은 제한적인 반면 견고한 수요 증가세가 지속되며 정제마진 강세가 이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허리케인 '하비'의 피해로 미국 텍사스 지역 정제설비 가동에 차질이 생긴 부분도 정제마진 상승을 가속화해 국내 정유주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096770)은 전날보다 2500원(1.34%) 오른 18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4일부터 6거래일 사이에 6% 넘게 오르며 이익 상승 기대감이 반영되는 흐름이었다. 같은 기간 S-Oil(010950)GS(078930)도 각각 9%, 4% 상승을 이어갔다.
 
정유주는 당분간 타이트한 수급 상황에 힘입어 상승을 이어갈 전망이다. 공급쪽 증설이 수요 증가에 못 미치면서 정제마진 강세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정제시설 증설은 장기간에 걸쳐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2019년까지 공급 부진이 이어지며 정유주 실적 개선이 가능할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승재 동부증권 연구원은 "정유시설을 건설하는 데 초기 개발단계부터 최소 3~4년의 기간이 필요한데, 사실상 수요를 예측하기 힘들다"면서 "현재 가동 중인 정유시설을 계획했던 2013~2014년은 정유시장이 최악의 시기를 보낸 기간으로 증설을 결정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당분간 공급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적으로 설비 증설이 제한적인 가운데 작년부터 유휴생산능력이 감소하고 있다"면서 "올해부터 2019년까지는 마이너스로 전환할 전망으로, 1960년대 이후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에 정유산업은 유례 없는 호황을 누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과 유럽의 수요 증가도 정제마진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전유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에서 경유 수출이 줄어드는 현상은 내수가 살아나고 있다는 증거로, 유럽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유럽과 중국 경기 개선이 내년까지 이어지며 정유주에는 장기적인 호재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근 초대형 허리케인 '하비' 피해로 인한 미국 정유시설 가동 중단도 정제마진 강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초기에 폐쇄된 설비는 재가동을 준비 중이지만 피해가 늘어나면서 현재까지 미국 전체 정제설비의 13.5%가 폐쇄된 상태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석유제품 판매를 위한 항만과 파이프라인 피해도 심각한 만큼 정상 가동까지 수 주가 소요될 것"이라며 "글로벌 수급이 타이트한 환경에서 허리케인 영향으로 정제마진 강세가 확대되면 정유주 이익에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석유제품 공급 위축 우려가 커지면서 정유주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GS칼텍스의 경유 탈황시설 모습. 사진/뉴시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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