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영택 기자] 올해 하반기 최대 재건축사업인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시공권을 놓고,
현대건설(000720)과
GS건설(006360)이 치열한 수주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반포주공1단지는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함께 강남의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로 꼽히면서 사업비만 최소 7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매머드급 도시정비사업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조합은 내달 4일 시공사 입찰을 실시한 뒤 같은 달 27일 주민총회를 거쳐 최종적으로 한 곳의 건설사를 선정할 방침이다.
앞서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조합은 지난 24일 앨루체컨벤션에서 제3기 조합임원 선거를 통해 조합장 및 감사, 이사 등 집행부를 선출하면서 도시정비사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날 선거 열기도 뜨거웠다. 전체조합원 2239명 중 무려 1833명이 참석(서면 참석자 포함)했다.
지난 1973년 준공한 반포주공1단지 모습. 사진/서울역사박물관 제공
반포주공1단지는 재건축 공사비 2조6411억원에 입찰보증금 1500억원 규모다. 여기에 이주비용, 중도금 대출, 시공사 보증까지 포함하면 사업비는 천문학적으로 치솟는다. 지난 1973년 준공한 반포주공1단지는 현재 5층, 총 2120가구로, 이번 재건축 사업을 통해 지하 4층·지상 35층, 총 5388가구의 초대형 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조합은 건설사간 컨소시엄을 막아 원천적으로 대형 건설사만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9곳의 건설사가 참여했으나, 현재 유력한 후보는 현대건설과 GS건설 두 곳으로 압축된 상태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의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수주경쟁은 그야말로 ‘혈전’이다. 지난 24일 개최된 제3기 조합장 및 임원 선거 현장에서 각사 직원들이 입구에서 어깨띠를 두르고, 회사의 이름을 외치며 홍보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우수한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고급브랜드 ‘디에이치’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사 중 가장 적은 부채비율을 자랑하고, 회사채 신용등급 역시 AA-로 최상위권에 있다.
반포주공1단지의 경우 공사비만 2조6411억원 수준으로 자금조달능력이 사업참여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고, 이 경우 시공사의 신용도에 따라 대출규모, 금리 등이 결정된다.
여기에 현대건설은 지난해 론칭한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 ‘디에이치’를 앞세워 수주에 사활을 걸겠다는 전략이다. 이외에 차별화된 아파트 디자인을 위해 미국 단지설계 ‘HKS’, 조경 인테리어 ‘RTKL’ 등의 글로벌 회사들과 협업할 예정이다.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조합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GS건설 역시 최근 KB국민은행과 ‘반포주공1단지를 위한 금융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GS건설은 시공사 선정시 사업비(1조7000억원), 분양 중도금(3조2000억원), 조합 이주비(3조8000억원) 등 총 8조7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돼 약점으로 지적 받았던 금융측면을 말끔히 해결했다.
게다가 GS건설은 세계적 건축디자인 회사인 SMDP와 협약을 맺고, 아파트 디자인에도 공을 들여 강남 랜드마크로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SMDP의 최고경영자 겸 수석디자이너인 스콧 사버는 지난달 반포주공1단지 현장을 방문해 주변을 둘러보고 건축 디자인을 고민 중이다.
이 외에 현대건설과 GS건설 양사는 홍보요원(OS)들을 동원해 조합원을 대상으로 광고에 힘을 쏟고, 지하철과 버스 등에도 광고포스터를 게시해 치열한 장외 홍보전에 나서고 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