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銀 '동생 밥그릇'까지 탐하는 이유?

입력 : 2010-02-06 오후 5:15:56
[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신한은행은 'Mycar'라는 새로운 대출 상품을 지난 3일 내놨다.이 상품은 기존 차할부 수수료와 근저당권 설정을 없앤 게 특징이다. 이자 역시 최저 연 7%대로 비교적 낮은 편이다. 새 차를 살 경우 자동차 회사들은 캐피탈사와 함께 3%~8%대, 혹은 무이자 할부까지 내놓기 있다. 때문에 Mycar로 신차를 구매할 이유는 없다. 마이카의 타켓층은 높은 이자를 주고 중고차를 구매하고 있는 고객인 셈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중고차 대출까지 영역을 넓힐 것"이라며 "저리로 갈아타는 '환승론'도 조만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고차 할부시 현대캐피탈은 연 20%~25%, 아주캐피탈은 연12%~27% 이자를 내야한다. NF소나타 중고차를 할부 2000만원에 살 경우 20%대 캐피탈 상품은 이자가 400만원이지만 'Mycar대출'은 140만원(7%)만 내면 된다. 때문에 신한은행의 마이카 상품을 놓고 제2금융권의 반발이 거세다.
  
◇ 신한캐피털·카드 사업영역과 중복..시너지보단 카니발라이제이션 우려  
 
차 할부 시장은 몇년 전부터 카드, 캐피탈사들이 도맡아왔다. 은행이 '돈'이 된다는 이유로 뒤늦게 뛰어든데 대해 캐피털업계를 중심으로 '상도의를 무시한 행위'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신한지주 그룹내에서도 시너지보다는 카니발라이제이션(자가잠식효과)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현대카드가 삼성카드를 제치고 업계 2위로 도약한 배경에 차할부금융의 영향이 컸다. 현대, 기아차 내수 점유율은 80%에 육박하는데 구매고객 다수가 현대캐피탈을 이용하거나 현대카드의 선포인트를 활용하고 있다.  
 
신형 YF소나타를 현대카드로 구매한다면 현대카드는 약2300만원 카드 매출이 일순간 발생하고 할부이자까지 덤으로 챙길 수 있다. 
 
지난 12월 카드 사용액은 30조원을 넘어섰다.(32조5880억원), 여신협회는 "자동차 세액지원을 활용해 신차구매 수요가 크게 몰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카드는 지난 4월 할부영업권을 다른 회사로 넘기면서 지난해 3분기 매출이 6% 줄었다.
 
신한지주 그룹내 '큰 형님'격인 신한은행의 부신한 영업실적도 신한은행이 차 대출시장에 뛰어든 이유다.
 
지난 4일 발표된 신한지주(055550) 순익 구조를 보면 은행은 7487억원으로 전년비 48.3%가 줄었지만 신한카드는 8.9% 감소에 그치며 8568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생명은 25% 증가한 174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신한카드, 신한캐피탈이 이미 할부 금융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최근 영업실적이 좋지 못한 '큰형님'이 '동생밥그릇(차 할부시장)'까지 탐할 수 밖에 없는 속내다.
 
◇ 마이카 성공할까?.."금리 낮아 성공" VS "승인율 낮을 것" 찬반 맞서
 
신한은행이 7%대 저금리를 내세운 것은 조달금리가 낮기 때문이다. 은행은 예금으로 대출을 하는 반면 캐피탈사는 은행에서 10%내외로 자금을 조달한다. 
 
캐피탈 업계에서는 '상도의를 어긴 처사'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캐피털사 관계자는 "계열사(신한카드, 신한캐피탈)가 이미 하고 있는데 은행까지 뛰어들었다"며 "기존 업계에 비해 영업망, 서비스가 부족하기 때문에 이자 외 큰 장점은 없다"며 '마이카' 출시에 못마땅한 기색이다. 
 
은행권이 고객 심사를 까다롭게 한다는 점도 문제로 남아있다. 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은행이 무작정 신용대출을 해줄 수 없는 여건 때문에 마이카의 승인율이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황인표 기자 hwangi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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