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성은 기자] 저유가 시대가 지속되면서 현대자동차도 이에 맞춰 미국시장에서의 판매전략을 수정하고 더욱 적극적인 시장공략에 나섰다.
지난해에는 심리적 한계선인 배럴당 30달러 선마저 무너졌으며 올해 들어서도 40달러 박스 권에 머무는 등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현대차(005380)는 미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타차량(SUV) 라인업을 늘리는 등 저유가 흐름에 맞춰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 10년간 서부텍사스유(WTI) 가격 추이. 사진/macrotrend
지난 1일(현지시간) 기준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 산 원유(WTI) 10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보다 6센트(0.1%) 상승한 배럴당 47.2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허리케인 '하비(Harvey)'의 영향으로 텍사스주의 원유생산 시설이 잇따라 가동을 중단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있지만 여전히 40달러 선을 유지했다.
일반적으로 미국인들은 고속도로 주행 시 안전에 대한 우려로 소형차를 꺼려왔다. 하지만 2007년 유가가 145달러까지 치솟으면서 고유가 시대가 지속됨에 따라 미국 내 연비 40mpg(17km/ℓ) 이상 소형차 구매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의 판매도 늘어났다. 특히 현대차의 베르나와 아반떼는 기름을 적게 먹는 소형차로 알려지면서 큰 인기를 누렸다.
그 결과 2011년 4월 미국 자동차시장 내 소형차 시장점유율은 20.5%로 최고치를 찍은 반면 미국차의 대명사였던 픽업트럭의 점유율은 11.8%로 2008년 8월(13.3%) 이후 2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015년부터 저유가 시대가 오면서 소형차 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고 덩치카 큰 픽업트럭과 SUV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자 현대차도 이에 따라 픽업트럭을 개발해 미국시장에 출시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기로 최근 공식 결정했다. 지난 2~3년 동안 현대차 미국 법인(HMA)에서 픽업트럭 개발 요청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본사 차원서 최초로 픽업트럭 개발을 검토키로 한 것이다. 마이클 오브라이언 현대차 미국법인 부사장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현대차 최고 경영진이 픽업트럭 개발을 승인(Green Light)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 가장 먼저 선보일 픽업트럭은 '싼타크루즈'가 될 것이 유력해 보인다. 이는 2015년 디트로이트에서 개최된 북미국제오토쇼를 통해 깜짝 공개된 모델이다. 당시 콘셉트카로 선보였던 싼타크루즈는 소형 SUV 기반에 중형 수준의 적재공간을 갖춘 모델로 설계됐다
또한 올해 말 소형 SUV '코나'를 비롯해 오는 2020년까지 3종류의 신차 또는 완전변경 SUV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픽업트럭과 SUV 개발에 더욱 공격적인 투자를 해달라는 현지 딜러들의 요구를 감안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가 고유가시대에는 소형차를 앞세워 미국시장에서 호황을 누렸지만 최근들어 유가가 하락하면서 시대가 요구하는 차량이 부재한 건 사실"이라며 "이에 따라 미국 소비자들이 선호나는 덩치가 큰 픽업트럭과 SUV 라인업 확대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픽업트럭 콘셉트카 '싼타크루즈'. 사진/현대차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