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4일 “강력한 부동산 대책과 임대료 관리정책을 세워 ‘지대(일정기간 토지를 사용한 대가)의 고삐’를 틀어쥐어야 한다”며 초과다 부동산 보유자 대상 보유세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추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한국사회 불평등과 양극화의 핵심에는 지대 추구의 특권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만으로 소득주도성장을 이룰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과정에서 1950년 농지개혁에 버금가는 지대개혁을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재벌 일가들이 불법으로 이익을 취할 경우 부당이익의 몇 배를 부과하는 징벌적손해배상제 도입 필요성도 밝혔다. 추 대표는 “불법과 갑질을 반복해서 저지른 재벌 오너의 경영 참여를 적극적으로 제한해야 한다”며 “소유와 지배 구조 개선을 위한 제도적 노력도 박차를 가해야 할 때“라고 언급했다.
양극화 해소를 위한 범정부기구 구성도 재차 제안했다. 추 대표는 “가칭 양극화해소위원회에서 증세·복지와 계층 이동가능성의 확대, 중소기업·협력업체 보호, 지역분권과 자치 확대 등을 다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 대표는 “국민의 쉴 권리와 내수 진작을 위해 오는 10월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임시공휴일 지정이 이뤄질 경우 추석연휴 기간을 포함해 최장 열흘의 ‘황금연휴’가 생기게 된다.
한편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촉발된 한반도 안보 위기상황에 대해 추 대표는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면서도 “전쟁을 막기 위해 끝까지 대화와 평화적 해법을 추구할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달 27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신세대 평화론’을 제시한 그는 “개혁·개방의 시대로 가는 것이 북한 주민과 미래 세대가 살 길이다”고 덧붙였다.
추 대표가 연설에서 북한과의 대화 필요성을 계속 강조하자 바른정당 김무성·하태경 의원 등이 “지금은 대화할 때가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북한을) 응징하자는데 여당 대표가 뭐하는거냐”며 민주당 의원들과 고성을 주고받았다. 결국 바른정당 의원 전원이 추 대표 연설 도중 퇴장했다. 김장겸 문화방송(MBC) 사장 체포영장 발부에 반발하며 국회 보이콧을 선언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김현아 의원을 제외하고 전원 불참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마친 뒤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