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위원장 "유통개혁, 후퇴는 없다"

유통업계 대표들과 간담회…"상생모델 만들어달라" 요청

입력 : 2017-09-06 오후 3:46:25
[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6일 "유통분야 개혁은 납품업체 권익보호 및 불공정거래 관행 근절이라는 원칙에서 후퇴하지 않고 예측·지속 가능하게 과감히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 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유통업계와 간담회에서 유통분야 불공정거래 근절대책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달 공정위가 발표한 유통분야 불공정거래 근절대책과 정책추진 방향을 설명하고, 유통업계 의견 및 건의 사항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유통분야 불공정거래 근절대책에는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납품업체 종업원 인건비 분담의무 신설, 거래조건 공시 제도 등이 담겼다.
 
김 위원장은 "2013년 남양유업 사태부터 최근 미스터피자의 가맹점주 갑질 논란에 이르기까지 경제적 강자인 갑이 약자들의 권익을 침해하는 행태가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다"며 "대형마트와 백화점, TV홈쇼핑 등 대형유통업체들도 납품업체에 각종 비용과 위험을 떠 넘기고 불이익을 주는 행태가 문제로 지적되며 갑질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통업계가 공정위의 이번 대책에 상당한 부담을 느낄 것"이라며 "하지만 개혁은 어려운 일이며 당장의 어려움이나 고통을 피하기 위해 여러 예외를 두면 개혁의 원칙이 무너지고 제도의 공백(loophole)이 늘어나 시장에 실질적인 변화를 줄 수 없게 되어 개혁에 실패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3년 판매장려금 개혁을 예로 들어 "공정위의 과감한 개혁과 유통업계의 능동적인 적응으로 관행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고 평가하며 이번 대책도 정착될 수 있도록 적극 동참해줄 것을 당부했다.
 
판매장려금은 납품업체들이 자기 상품의 판매 촉진을 위해 유통업체에게 지급하던 것이었지만 대형유통업체들이 판촉과 상관없이 장려금을 징수하는 관행이 생겨 경제적 이익을 착취하는 통로로 변질됐다. 이에 공정위는 판매장려금 허용범위를 정하고 판촉 목적이 아닌 장려금은 금지하도록 했다.
 
김 위원장은 유통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납품업체의 경쟁력도 함께 높아져야 하기 때문에 동반성장이 가능하도록 유통업체들이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요청했다.
 
그는 "정부는 불공정 거래관행을 철저히 바로잡고 정책적 고민을 함께 해 나갈 것"이라며 유통업계도 개별 회사나 업태의 이해관계만 보지 말고 유통업체와 납품업체가 상생발전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 달라"고 제안했다.
 
한편 이번 간담회에 유통업계에서는 이갑수 체인스토어협회 회장, 박동운 백화점협회 회장, 강남훈 TV홈쇼핑협회 회장, 김형준 온라인쇼핑협회 회장, 조윤성 편의점산업협회 대표, 김도열 면세점협회 이사장 등 6개 사업자단체 대표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유통분야 불공정거래 근절대책에 대해 적극 공감하면서 정책 추진과정에서 유통업태별 거래행태 및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여 줄 것을 요청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유통분야 사업자단체 협회장 간담회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도열 면세점협회 이사장, 박동운 백화점 협회장, 이갑수 체인스토어협회 회장, 김상조 위원장, 김형준 온라인쇼핑협 부회장, 조윤성 편의점 산업협회장. 사진/뉴시스
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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