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발표를 앞두고 조정받았던 은행주가 반등했다. 정책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된 데다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어 은행주 조정은 단기에 그칠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은행 대장주인 신한지주는 전날보다 1000원(2.08%) 오른 4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8일 연중 최고치(5만5500원)를 경신한 뒤 한 달 동안 15% 넘게 하락했으나 이날 반등에 성공했다.
KB금융(105560)(1.76%),
우리은행(000030)(2.05%),
기업은행(024110)(2.14%),
하나금융지주(086790)(2.96%) 등 최근 10% 내외로 조정받았던 대부분 은행주들도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 금융주 반등은 정부 정책 우려로 인한 조정이 과도했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8·2부동산대책에 이어 9월 중순에 발표될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사실상 담보인정비율(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은행의 대출 규제에 초점이 맞춰질 거란 예측이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대출 규제로 인한 은행의 손실은 크지 않을 거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박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정부 대책의 핵심은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겠다는 것"이라며 "대출 공급이 조정되면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의 개선 근거가 되기 때문에 이익이 훼손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출 총량을 규제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면 은행들 수익성에는 오히려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부동산 규제로 인한 주택담보대출 둔화는 지난 3년간 높은 대출 성장에 따른 리스크 관리를 위해 예상된 상황"이라며 "오히려 대출 경쟁이 줄어들면 마진 관리 측면에서는 은행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가능성도 은행주 반등에 힘을 싣고 있다. 작년 말부터 시중금리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데다 소비자물가도 2%대로 올라서면서 경제성장률 전망도 긍정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올해 금리인상 가능성은 줄어들고 있지만 자산매입 축소는 시행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한은이 장기적으로 저금리 기조를 이어가기도 힘든 상황이다.
박진형 연구원은 "작년 8월에 금리 저점을 찍은 뒤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한은이 금리인상을 결정하기까지 거시경제 상황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야겠지만, 경기 회복 방향성은 유효한 만큼 금리 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금리 인상을 기점으로 은행주 랠리가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발표를 앞두고 조정받았던 은행주가 반등했다. 정부 정책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된 데다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가능성도 높은 만큼 조정은 단기에 그칠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