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구태우·신상윤 기자] 현대중공업이 일감 부족에 11일부터 5주간 일부 사업부문을 휴업한다. 여기에 최대 5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유휴인력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휴업과 휴직, 직무교육 등을 동시에 진행한다. 첫 휴업 대상은 조선사업부다. 노조는 회사의 일방적인 통보라며 반발하고 있다.
10일 현대중공업 노사에 따르면, 조선사업부는 11일부터 다음달 22일까지 5주간 휴업한다. 다음달 2일부터 8일(추석)은 휴업 기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7일 울산에서 경영설명회를 갖고 유휴인력 문제를 노조에 설명했다. 이어 다음날 노조에 휴업기간과 3차에 걸친 휴업 인원을 통보했다. 휴업 대상은 전체 600여명 규모다. 아울러 해양사업부 등을 대상으로는 휴직 동의서도 받고 있다. 순환 휴직은 최대 3개월간 시행되며, 평균 임금의 70%를 지급한다. 이외에도 직무능력 향상이 필요한 인력에 대해선 교육도 시행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부는 11일부터 5주간 휴업에 돌입한다. 사진은 현대중공업 전경의 모습. 사진/뉴시스
이 같은 결정은 수주 불황에 따른 일감 부족이 결정적 원인이다. 일감 부족에 유휴인력도 최대 5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중공업은 극심한 수주난을 겪고 있다. 지난해 24척(38억7800만달러)을 수주한 데 이어 올해 7월까지 19척(18억3000만달러) 수주에 그쳤다. 남은 일감을 뜻하는 수주잔량도 지난 7월말 기준 80척(101억8000만달러)에 불과하다.
조선업 호황기 2007년말 수주잔량이 345척(308억7400만달러)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척수 기준 4분의 1 수준이다. 해양사업부도 2014년 11월 이후 신규 수주가 없다. 올해 진행 중인 6개 프로젝트를 제외하면 내년에는 나스르(NASR) 프로젝트 하나만 남는다.
노사 관계는 이번 휴업 통보에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와 올해 임단협을 아직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당초 회사는 기본금 20% 삭감안을 제시했으나, 노조의 반대로 이를 철회하고 구조조정을 통보했다. 노조 관계자는 "경영사정이 좋지 않다면 조선업종 특별고용지원 요건을 갖춰 휴업을 시행하면 된다"며 "휴직 동의서에 서명을 강요하는 등 일방적으로 노조를 몰아세우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와 관련 현대중공업은 "일감이 없어 발생하는 유휴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휴업과 휴직이 불가피하다"며 "휴업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고,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동의서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구태우·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