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도심 주택가에 있는 상가건물에서 대마를 재배한 후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으로 거래한 혐의를 받고 있는 남성 4명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박재억)는 김모씨 등 4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부산 지역 고교 동창 또는 친구 사이인 김씨 등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8월까지 상가건물에 대마 재배시설을 설치해 약 30그루를 재배하고, 약 75회에 걸쳐 1.25㎏을 총 1억5000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판매를 위해 보관하다 검찰에 압수된 약 2.7㎏까지 합하면 약 7900명이 흡연할 수 있는 양이며, 시가는 총 4억8000만원 상당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수사는 일반적인 브라우저로는 접속할 수 없는 '딥웹'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마약류 판매 사범을 적발한 최초 사례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딥웹에서 대마 판매 광고를 하고, 구매자의 입금이 확인되면 대마를 은닉해 둔 장소를 알려주는 속칭 '던지기' 방식으로 거래했다. 대금 결제는 대포통장 등 계좌 거래가 아닌 비트코인을 이용하고, 세탁으로 추적을 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상가건물 5층에 있는 거실과 방 5개 등 약 30평 규모의 공간을 생육실, 개화실, 건조실 등으로 구분해 대마를 생산했다. 특히 내부 벽면을 은박 단열재로 차폐한 후 고압 나트륨램프 등 조명장치와 덕트 등 환기설비, 온·습도 자동 조절장치 등 전문적인 시설을 갖췄다. 적발 당시 총 17그루의 큰 대마가 최적의 환경 속에 자라고 있었고, 수확된 대마는 품종별로 유리병에 보관돼 있었다.
검찰 관계자는 "딥웹 사이트 운영자 등 공범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첨단화되는 마약류 불법 거래에 대한 추적기법을 발전시켜 유사 범죄를 지속해서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 마약류 판매 등 광고 행위 처벌 규정이 신설돼 지난 6월3일부터 시행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의 피고인들에게도 대마 판매 광고 행위에 대해서도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생육실 내 화분에 식재된 대마. 사진/서울중앙지검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