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중국 부진에 부품사도 직격탄…3분기 전망 '우울'

현대모비스·현대위아 등 부품사 현대차 하락에 동반 하락

입력 : 2017-09-1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배성은 기자] 글로벌 5위 완성차업체인 현대자동차그룹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성 조치로 판매 부진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현대위아 등 부품사도 위기에 봉착했다. 현대차그룹의 계열사들은 현대차에 대한 의존도가 60~70%에 이를 정도로 높기 때문에 현대차 판매량 감소는 즉 부품사의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베이징 모듈 공장 생산라인에서 모비스 직원들이 작업하고 있다. 사진/현대모비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모비스(012330)는 3분기 매출 1조1300억원, 영업이익 547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각각 2.7%, 24.2% 줄어든 수치다.
 
현대모비스는 전체 매출의 70% 정도가 현대·기아차와의 거래에서 발생되고 있다. 특히 중국 모듈사업은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으며 이에 현대·기아차의 중국판매 감소는 모비스 실적과 직결된다.
 
실적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현대·기아차는 중국에서 SUV 신차를 내세우며 판매정상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이들 신차에는 수익성이 낮은 부품이 공급되기 때문에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회사인 현대위아(011210)도 상황이 안좋기는 마찬가지다. 주력인 부품부문에서 현대·기아차 판매부진의 여파가 이어지면서 3분기도 실적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위아의 3분기 매출액은 1조6202억원, 영업이익 420억원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할 경우 매출은 7.1%, 영업이익은 34.4% 줄어든 수치다.
 
현대위아는 현대차와 기아차와 부품공급에서 전체매출의 60% 정도를 낼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2분기에도 현대·기아차 판매부진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고태봉 하이투자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3분기 파업 가능성과 휴가 등으로 낮은 가동률을 보이고 있으며 미국과 중국에서도 어려운 경영환경에 놓일 것 같다”며 “현대위아는 부품만으로는 실적개선이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현대·기아차만 바라보고 중국에 함께 진출한 부품업체들도 실적 부진에 먹구름이 드리운 상태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는 145개 한국 업체(조합 회원사 중)가 289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 부품 공급망에 해당하는 평화정공은 2분기 영업손실 7억1730만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특히 중국 매출이 전년대비 62.6% 감소하며 실적 부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온시스템 역시 현대·기아차의 생산량 급감으로 중국 매출이 전년대비 49% 감소했다.
 
판매 감소뿐 아니라 밀린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 베이징현대의 창저우(常州) 공장(4공장)도 공기 흡입구 부품을 공급하는 독일계 기업 창춘커더바오가 대금 미납을 이유로 납품을 중단하면서 공장 가동이 정지되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모비스나 현대위아 등 현대 계열사조차 지난 2분기 큰 영업적자를 봤다”며 “부품사들과 함께 현재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드 여파로 중국시장 판매량이 전년대비 절반 가까이 떨어지자 현대차는 중국제품개발본부를 신설하고 중국형 신차를 내놓는 등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불매운동 등 장벽이 높은 실정이다.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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