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올해 안에 7조8000억원 규모 유방암치료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를 전세계 최초 허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10대 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를 최다 보유한 기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회사를 설립한 지 불과 5년만에 글로벌 바이오업체로 성장했다는 평가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15일(현지시간)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인 '온트루잔트'로 유럽의약품청(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로부터 '긍정 의견'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최종 허가 승인은 약물사용자문위원회 긍정의견 후 2~3개월 안에 이뤄진다. 내년 상반기 현지 발매가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9월 EMA에 온트루잔트 판매 허가를 신청했다.
글로벌 제약사 로슈의 허셉틴은 전세계 의약품 매출 8위 제품이다. 유럽에선 2조5000억원, 미국에서 2조9000억원 정도 팔리고 있다. 허셉틴의 유럽 특허는 지난 2014년 7월 만료돼 바로 판매가 가능하다.
온트루잔트가 최종 판매 승인을 받게 되면 최초 허셉틴 바이오시밀러가 된다. 글로벌 경쟁사 중에서 상용화 속도가 가장 빠르다.
셀트리온(068270)이 삼성바이오에피스보다 한달 뒤인 지난해 10월 같은 성분 제품(허쥬마)으로 EMA에 허가를 신청해 경쟁구도다. 약물사용자문위원회의 긍정 의견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엘러간-암젠이 올해 3월 유럽에 허가를 신청해 뒤따르고 있다. 화이자는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온트루잔트를 포함해 바이오시밀러 총 4종을 보유하게 된다. '베네팔리(오리지널 엔브렐)', '플릭사비(레미케이드)', '임랄디(휴미라)'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허가를 받았다. 이들 바이오시밀러의 오리지널 의약품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10대 의약품에 속한다. 지난해 매출 규모는 휴미라가 18조원, 엔브렐이 10조원, 레미케이드가 9조원 등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글로벌 10대 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를 가장 많이 보유한 업체가 될 전망이다. 전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뛰어들었지만 설립 5년만에 R&D 기술력이 글로벌 수준으로 도약했다는 평가다. 바이오시밀러는 DNA조작기술, 세포배양기술, 단백질 정제기술 등의 첨단 기술이 요구된다. 장기간 막대한 R&D 비용 투자가 필요해 시장 진입 장벽이 높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온트루잔트는 최초로 유럽에서 승인 받는 허셉틴 바이오시밀러가 되는 것"이라며 "비슷한 시기에 허가 신청한 경쟁사들을 제치고 유럽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온트루잔트가 승인을 받을 경우 총 4종을 보유하게 돼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쟁에서 우위를 굳건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싸.
한편, 미국 허셉틴 시장은 2019년까지 특허가 남아 있어 바이오시밀러 상용화를 막고 있다. 바이오콘-밀란이 지난해 11월 미국 허가를 신청해 가장 앞서 있다. 셀트리온, 엘러간-암젠이 올해 7월 동일 성분으로 허가를 신청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허가 신청을 접수할 예정이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