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신용파생상품 거래 규모 ‘급증’

입력 : 2010-02-09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정경준기자] 국내 증권사의 신용파생상품 거래 규모가 지난 2008년 하반기 이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 기준으로 국내 증권사의 신용파생상품 거래 규모는 4조6000억원으로 지난 2008년 6월말의 1조7000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늘었다.
 
증권사의 신용파생상품 거래 증가에 따라 국내 신용파생상품 시장 역시 같은 기간 동안 7조8000억원에서 15조원 규모로 급성장했다.
 
이처럼 2008년 하반기 이후 증권사의 신용파생상품 거래가 급증한데에는 글로벌 금융위기와도 무관치 않다.
 
2008년말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외국 금융기관이 보유중인 국내 기업 해외발행채권의 신용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신용부도스왑(CDS) 보장 매입 수요를 크게 늘리면서 한국물 CDS 프리미엄이 급등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 증권사는 외국 금융기관과 높은 CDS 프리미엄을 수취하는 CDS 보장매도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기초로 하는 신용파생상품을 만들어 고금리를 추구하는 국내 투자자에게 재판매하면서 신용파생상품 거래가 증가하게 됐다.
 
당시 외국 금융기관은 한국의 국가리스크를 감안해 국내 기업의 신용위험을 매우 높게 평가했지만 국내 증권사 및 국내 투자자는 국내 기업의 신용위험을 높게 평가하지 않았었다.
 
실제 국내 증권사의 신용파생상품 거래는 대부분 외국 금융기관과 CDS 보장매도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투자자에게 CDS로 재판매되거나 신용연계채권(CLN) 및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으로 변형돼 판매되는 형태로 나타났다.
 
증권사의 신용파생상품 거래 증가와 맞물려 작년 상반기 기준으로 신용파생상품 거래를 통한 증권사의 이익 역시 지난 2008년(220억원) 대비 110억원 늘어난 330억원으로 기록됐다.
 
현재 국내 신용파생상품 시장에는 우리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등 9개 증권사가 참여하고 있으며, 주요 준거자산은 삼성중공업, 현대차, 신한은행 등 국내 우량기업의 외화표시 채권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작년 말부터 한국물 CDS 프리미엄이 정상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신용파생상품시장의 성장세는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정경준 기자 jkj856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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