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 회사원 문씨(남·35)는 몇 주 전 주말 지인들과 함께 한강 공원에서 가벼운 러닝을 즐겼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내딛는 순간 찌릿한 발바닥 통증을 느꼈다. 근육통으로 가볍게 여겼으나 날이 지날수록 걸을 때마다 발바닥에 찌릿찌릿한 통증이 심해졌다. 정형외과를 찾은 문씨는 족저근막염이 발생했다는 진단을 받았다.
선선한 가을 날씨가 펼쳐지면서 가벼운 조깅이나 골프 등의 야외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평소에 운동을 꾸준하게 하지 않았거나 운동량이 적었던 상황에서 무리하게 걸으면 발바닥에 피로가 집중적으로 축적돼 염증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족저근막은 뒤꿈치부터 발바닥 전체를 둘러싼 단단한 섬유막을 말한다. 평소에 발의 정상 아치를 유지하고 체중 부하 상태에서 발을 올리는데 도움을 준다. 또한 걷거나 뛰는 등 모든 활동에서 가장 먼저 땅에 닿는 곳으로 신체 활동 시 발생하는 충격을 흡수하고 발바닥을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족저근막에 자극이 오랜 시간 가해지면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이를 족저근막염이라고 한다.
야외활동을 즐긴 다음날, 일어난 직후 처음 몇 발자국을 걸을 때 발꿈치 안쪽으로 찌릿한 통증이 나타난다면 족저근막염을 의심해야 한다. 아침에 걸을 때 발바닥에 체중이 부하돼 밤사이에 수축된 족저근막이 갑자기 늘어나면 찌릿한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족저근막염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아침에 첫 발을 디딜 때 발꿈치 안쪽 부분에 심각한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 줄어들지만 활동량이 늘어나는 오후 시간에 다시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찌릿한 느낌이 아침 이후로 줄어드는 탓에 증상이 나았다고 착각해 질환을 키우는 경우가 많으며, 초기에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걷기조차 아플 만큼 통증이 심해지게 된다. 또한 이런 만성적인 통증 때문에 비정상적으로 걷게 되면 무릎, 고관절, 허리에까지 2차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충격을 잘 흡수하지 못하는 딱딱한 신발이나 밑창이 가벼운 신발을 신으면 족저근막에 염증이 생기기 쉽다. 따라서 야외활동을 할 때는 뒷굽이 적당하고 푹신한 깔창이 있어 발을 보호할 수 있는 편한 신발을 착용해야 한다.
또한 운동 전후에는 발 마사지를 통해 발의 긴장을 풀어줘야 한다. 간단하게 실천할 수 있는 발 마사지 방법은 골프 공을 이용하는 것이다. 골프 공을 발바닥 밑에 놓고 발가락 뒤쪽부터 뒤꿈치까지 공을 누르며 천천히 움직인다. 공을 누르는 강도는 발바닥 근육에 적당히 자극이 가는 정도로 1세트에 10회씩 2~3세트를 반복해 마사지하면 발의 피로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만일 족저근막염 초기라면 진통소염제를 복용하고 통증이 줄어든 후 발바닥과 발목, 종아리 스트레칭을 하는 방식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발바닥에 전달되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깔창 등의 보조기를 착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임희준 메디힐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과장은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족저근막염도 초기에 발견하면 꾸준한 스트레칭이나 염증을 없애는 주사, 약물 복용 등으로 치료가 가능한 가벼운 질환이지만 치료 후 관리 부족으로 다시 재발되는 경우가 많다"며 "통증이 6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전문 검사를 통해 적합한 치료법을 찾아 시행해야 하는데 최근에는 통증이 있는 발바닥 및 발뒤꿈치 부위에 고에너지의 강한 충격파를 가하는 체외 충격파 치료 등을 통해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평소에 운동을 꾸준하게 하지 않았거나 운동량이 적던 상황에서 무리하게 걸으면 발바닥에 족저근막염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질환 초기에는 소염제, 깔창 등으로 증상 완화가 가능하나 통증 지속 시 전문 검사가 필요하다. 사진=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