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말 관리사들이 고용·임금구조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극심한 직무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말 관리사 2명의 잇따른 자살로 물의를 빚은 한국마사회 부산경남본부에 대해 지난달 17일부터 13일간 노동관계 전반에 대해 특별감독을 실시한 결과 산업안전보건 분야에서 525건, 근로감독 분야에서 107건의 법 위반사항이 적발됐다고 19일 밝혔다.
먼저 산업안전보건 분야에선 전반적인 관리 수준이 낙제점에 가까웠다. 안전보건관계자가 제대로 직무를 수행하지 않았으며, 최근 5년간 산업재해 은폐 건수는 62건에 달했다. 또 위험기계·기구에 대한 방호조치와 작업 시 추락재해 방지조치가 불량했으며, 유해·화학물질을 측정 가능한 장비나 물질안전보건자료 등도 제대로 비치돼 있지 않았다.
특히 고용 불안정과 상습적인 금품(초과수당, 최저임금 등) 미지급으로 인해 말 관리사를 비롯한 종사자들의 직무스트레스가 높은 수준이었다. 말 관리사의 경우 3명 중 1명꼴로 고위험 수준의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이는 마주로부터 말 관리를 위탁받고 마사회로부터 마방을 임대한 조교사가 말 관리사와 기수를 고용하고, 이들의 임금에 성적에 따른 상급을 연동하는 고용·임금구조에 기인한다.
김부희 고용부 산재예방정책과장은 “말 관리사의 월급은 적게는 200만원, 많게는 1000만원까지 편차가 크다”며 “성적에는 말 관리뿐 아니라 말의 컨디션, 기수의 능력 등 변수가 많은데 말 관리사의 임금에서 상금의 비중이 지금처럼 큰 게 합리적이진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고용부는 마사회 부산경남본부에 상금배분기준을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이와 함께 확인된 법 위반사항에 대해선 행정·사법처리하고, 다음달 중 서울·제주본부에 대해서도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지난달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마필관리사 고 이현준, 고 박경근 씨 사망 관련 마사회 경영진 퇴진,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경영진 처벌 촉구 기자회견에서 고 이현준씨 아버지 이복근(가운데)씨와 어머니 이시남씨, 고 박경근씨 어머니 주춘옥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