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9일 한글날을 맞아 “한글은 우리 민족을 이어주는 위대한 공동유산”이라며 해외 동포들이 한글을 통해 민족정체성을 지키려는 노력을 돕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지난 9월 러시아에서 만난 고려인 동포들과 사할린 동포들은 우리 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 무던히 노력하고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재인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는 재외동포 대상 한국 언어·역사·문화교육과 모국 초청교류 등 정체성 함양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바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이날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571돌 한글날 경축식에 참석해 “우리말과 글을 찾고 지키며 다듬고 널리 알리려는 민간과 공공의 노력을 더욱 돕겠다”고 언급했다. 이 총리는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고르는 나라가 많아지고 있으며 외국에 있는 한글교육기관 세종학당에는 우리말과 우리글을 배우려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나날이 불어난다”며 “해외동포 3·4세대 청소년들도 한국어를 더 열심히 배우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 총리는 “공문서나 연설문을 쉽고 바르게 쓰며 예의를 갖춘 말과 글로 바로잡아가겠다”고 말했다. 각종 법령 등에서 일본식 외래어나 알아듣기 어려운 한자어를 한글로 순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지속 제기되는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은 이날 “민법 내 ‘가주소’와 ‘잔여재산’, ‘익일’, ‘제반사정’ 등은 모두 일본식 한자어로 각각 ‘임시 주소’, ‘남은 재산’, ‘이튿날’, ‘모든’ 등으로 순화할 수 있다”며 “알기 쉬운 한글을 두고 어렵고 오해할 수 있는 외래어나 전문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법제처는 지난 2006년부터 ‘알기 쉬운 법령만들기’ 사업을 통해 어려운 한자어와 장애인 비하 용어, 일본식 용어·표현을 알기 쉬운 우리말로 정비하는 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관련예산이 삭감되고 타 사업으로 전용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에 설치된 571돌 한글날 시민 꽃 바치기 조형물을 찾은 시민들이 꽃을 꽂으며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