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철강업계와 조선업계와 선박의 주 재료인 후판 가격을 소폭 올리는 데 합의할 전망이다. 다만, 가격 인상 폭을 놓고 이견이 여전해 양측 모두 만족스러운 결과는 얻지 못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10일 조선업계와 철강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후판(두께 6㎜ 이상의 철판) 가격 협상은 이르면 이달 중 마무리될 전망이다. 양측은 후판 가격 협상을 두고 수개월째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조선업계는 계속된 수주 불황에 가격 인상은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진다며 팽팽하게 맞선 상황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주요 후판 제조사들은 유통업체에 납품하는 가격을 인상하며 조선업계를 압박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도 지난달 보도자료를 내고 수주 감소에 불황을 겪고 있는 조선업계의 경영환경을 배경으로 가격 인상에 난색을 드러냈다.
조선업계와 철강업계가 선박의 주 재료인 후판 가격을 소폭 인상하는 데 합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현대제철
철강업계는 최근 철강재의 주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연초 대비 40%가량 상승하면서, 지난달 말 후판 유통가격을 t당 3만원에서 최대 5만원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철강재 가격은 꾸준히 올려왔는데 후판 가격만 제값을 못 받고 있다"며 "수입용 후판 가격도 오르고 있는 만큼 소폭이라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마저도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온전히 반영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
조선업계는 후판 가격 상승 폭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조선 3사(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가 각각 1조원대 대규모 수주를 하면서, 수주 불황을 주된 이유로 내걸기도 어려워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수주와 달리 선가는 낮은 가격에 형성돼 있어 2년 뒤에나 업황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며 "후판 가격 상승 폭이 커질 경우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편, 후판 제조사들은 지난해 초 t당 40만원대에 공급했던 후판의 유통가격을 올 하반기 가격 인상을 통해 t당 70만원대에 공급하고 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