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가 세월호 참사 대통령 보고 시점 등을 조작한 사건에 대해 검찰이 이번주 수사에 착수한다. 15일 검찰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청와대로부터 수사를 의뢰받은 사건을 이번주 배당할 방침이다.
앞서 청와대는 세월호 참사 대통령 보고 시점과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대통령 훈령 318)을 불법 조작한 의혹에 대해 지난 13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명의로 대검 반부패부에 수사의뢰서를 전달했다. 청와대가 수사를 의뢰한 대상자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 신인호 전 위기관리센터장 등이다.
청와대는 박근혜 정부가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최초 대통령 보고 시간을 오전 9시30분에서 오전 10시로 조작해 대통령 실제 지시 시간과 간격을 좁히고, 대통령 훈령을 정식 절차 없이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재난컨트롤 타워가 아닌 안전행정부 담당' 등으로 고친 것에 대에 공문서위조와 공문서훼손 혐의를 적용했다.
이와 함께 이러한 방법으로 조작된 문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 과정에서 법리 자료로 사용한 것에 대해서는 위조공문서행사 혐의를, 당시 안전행정부 공무원 등이 임의로 불법으로 변경된 지침에 따라 재난안전대책 수립을 하도록 한 것에 대해서는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의뢰했다.
김기춘 전 실장은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으며, 오는 17일 항소심 1차 공판이 진행될 예정이다. 김 전 실장은 정부와 견해를 달리하는 문화예술인과 단체 명단을 작성한 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등의 지원을 결정하는 과정에 개입해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김관진 전 실장은 이명박 정부 당시 국방부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활동 등 정치관여를 지시하고, 이를 보고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김 전 실장을 출국금지 조처했으며, 임관빈 전 국방부 국방정책실장과 이미 정치관여 혐의로 기소된 군 사이버사령부 연제욱 전 사령관, 옥도경 전 사령관, 이태하 전 심리전단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후 이들을 소환해 조사했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달 26일 오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문화계 블랙리스트'관련 항소심 1차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