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대형 조선3사(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가 대규모 선박 수주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중견 조선업계가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업계는 정부가 중견 조선업계 구조조정을 앞둔 만큼 수주와 경영 개선에 사활을 걸었다.
1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성동조선해양은 현재 건조 중인 선박 3척을 다음달 초까지 모두 선주사에 인도할 계획이다. 다만, 지난 6월 수주한 원유운반선 5척에 대한 건조는 이르면 오는 12월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돼 최대 2개월가량 도크 내 일감 절벽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성동조선해양의 남은 일감은 현재 건조 중인 선박을 제외하면 모두 5척에 불과하다. 지난 7월 그리스 선주사로부터 수주한 11만5000t급 원유운반선 5척이다. 계약금액은 2억3000만달러(2591억8700억원) 규모다. 여기에 옵션으로 같은 규모의 선박 등 모두 4척의 추가 발주 계약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성동조선해양 관계자는 "현재 건조 중인 선박 인도가 마무리되면 신규 선박 건조 때까지 일정 기간 일감이 비는 상황"이라며 "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 등이 본격적으로 발효되기 전 추가 선박 발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그때까지 경영환경과 기술력 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중견조선소 STX조선해양은 상황이 조금 나은 편이다. STX조선해양의 남은 일감은 모두 21척이다. 길게는 오는 2019년 상반기까지의 일감을 확보했다. 올해는 지난 4월 2곳의 국내 선사와 1만1200t급 유조선 4척 등 모두 11척의 선박을 수주했다. 수주금액은 2억8000만달러(3156억4000만원) 규모다.여기에 옵션 계약으로 체결한 4척의 추가 발주도 계획돼 있다. 다만 금융권의 강화된 RG발급 조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올해 수주한 11척 선박 가운데 4척에 대해서만 RG를 발급받는데 그쳤다.
이외에도 한진중공업은 지난 7월 함정 9척을 수주하는 등 모두 10척의 선박을 수주했다. 한진중공업은 특수목적선 중심으로 선박을 수주하며,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중견 조선업계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중견 조선소에 대한 구조조정 방침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각각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의 실사를 진행했다. 이르면 다음달 중 실사 결과를 내놓고 구조조정에 관한 방침을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 합병설이 제기되고 있고, 그외 한진중공업과 대선조선, 대한조선 등은 독자 생존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의 합병설 등은 꾸준히 제기돼 왔던 만큼 금융당국이 중견 조선업계에 대한 구조조정 방침을 명확히 해줬으면 좋겠다"라며 "정부의 실사 결과 발표가 늦어지면서 수주나 RG 발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