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롯데그룹이 지난달 인수한 보바스기념병원을 두고 정치권의 비판과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급기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정감사 증인으로 신청될 전망이다.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상희 의원(더불어민주당)실에 따르면 호텔롯데의 보바스기념병원 인수를 놓고 일고 있는 의료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신 회장을 오는 31일 보건복지위원회의 국정감사 증인으로 신청했다.
증인신청의 배경은 의료법 위반의 소지가 다분함에도 회생법원 측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회생절차를 진행시켰고, 의료 공공성 확보와 의료 영리화 금지 차원에서 인수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김 의원실 측 주장이다. 국감 증인 채택의 경우 향후 여야 간사간 합의를 통해 결정될 사안이지만, 신 회장의 입장에선 정치권의 이같은 움직임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지난 12일 열린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도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롯데의 보바스기념병원 인수와 법원의 회생인가 결정에 대해 "대기업이 편법적으로 의료법인을 인수한 예"라며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을 질타하며 롯데의 보바스기념병원 인수가 도마위에 오르기도 했다.
보바스기념병원은 롯데가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부터 꾸준히 논란이 제기돼왔다. 시민단체 등은 의료 영리화의 신호탄이라는 해석과 재벌 특혜 등 날선 비판에 나서기도 했다.
앞서 롯데그룹은 호텔롯데를 통해 2016년 10월 파산 위기에 놓인 늘푸른의료재단의 인수전에 뛰어 들었다. 롯데는 600억원 무상출연과 2300억원 대여 등 경쟁 입찰 업체가 제시한 투자조건의 두배가 넘는 총 2900억원의 투자조건을 제시하며 우선 협상자로 지정됐다.
롯데의 이같은 인수 의지 속에 최근 서울회생법원 제14부(재판장 이진웅 부장판사)는 보바스기념병원을 운영하는 늘푸른의료재단에 대한 호텔롯데의 회생계획안에 대해 지난 9월21일 인가를 결정했다. 향후 상급심에서도 법원의 이같은 결정이 확정되면 호텔롯데는 보바스기념병원에 대한 자금 출연을 확정하고 경영에 참여하게 돼 사실상 이 병원의 새 주인이 된다.
의료법상 의료인이 아니면 병원을 소유하거나 개원할 수 없지만, 롯데는 직접 보바스병원을 돈 주고 사는 형태가 아닌, 자금을 출연하고 보바스병원을 만든 늘푸른의료재단의 이사진을 새롭게 구성하는 형식으로 들의 인수에 나섰다. 이로 인해 편법적인 '우회인수'라는 지적도 흘러나왔고, 시민단체와 성남시 등은 롯데의 보바스기념병원 인수를 의료 영리화의 의도로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반대입장을 표명해왔다. 그러나 롯데 측은 의료 영리화 목적이 아닌 지속 가능한 사회공헌 사업 차원이라는 점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한편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위치한 보바스기념병원은 2002년 개원한 국내 최대 규모의 노인요양·장애아 재활 전문병원이다. 늘푸른의료재단이 재활치료에 헌신한 보바스 부부의 뜻을 기리고자 세워진 영국 보바스재단에서 명칭 허가를 받아 설립했다. 부지면적 총 2만4300㎡(약 7400평)에 연면적 약 3만4000㎡(약 1만250평) 규모로 550여 개 병상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은 1013억 원, 부채는 842억원 규모다.
보바스기념병원 전경이다. 사진/보바스기념병원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