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략 나선 서경배 회장…'총공세' 카드

현지 법인장 교체·신규 브랜드 진출로 미국 사업 전면 재정비

입력 : 2017-10-2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미국 시장은 세계 최대 시장인 동시에 가장 성공하기 어려운 시장이다. 아모레퍼시픽(090430)그룹의 네번째 기둥인 미국 시장을 개척하는데 힘을 쏟겠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지난 5월 미국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 시장 공략 의지를 담아 밝힌 포부다. 이후 5개월이 지난 가운데 서 회장은 이를 이 같은 목표를 현실화하기 위한 움직임에 본격 착수했다. 미국 현지에서 'K뷰티'로 자리잡기 위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선 것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최근 미국 법인장을 외국인 출신 현지 전문가로 교체한 후 현지 시장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북미 시장 공략은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후폭풍과 무관치 않다. 내수 부진과 함께 글로벌 실적 악화까지 2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이 지속된 탓에 해외시장 거점을 분산 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은 그동안 매출 구조가 지나치게 중국에 의존돼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해 해외 시장의 매출은 1조6970억원 규모로 이 중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이 1조6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사드관련 불확실성이 불거지면서 올 상반기 국내사업 영업이익은 32% 감소했으며, 해외 부문도 16%나 줄었다. 반면 북미 매출 규모는 530억원으로 유럽 시장(680억원)보다도 적다. 바꿔 생각하면 성장의 여지가 더 남아있는 셈이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신임 미국 법인장으로 로레알 출신 제시카 한슨(Jessica Hanson)으로 전격 교체했다. 제시카 미국 법인장은 로레알과 세포라에서 부사장까지 지낸 뷰티 전문가다. 로레알파리와 클라리소닉 브랜드의 영업과 마케팅을 총괄했고, 미국과 캐나다 시장의 옴니채널 사업까지 담당해왔다.
 
글로벌 최대 뷰티 편집숍 세포라의 향수 카데코리 강화에 앞장서며 60여개 이상의 글로벌 향수 브랜드와 전략적 제휴를 이끌어낸 공을 세웠다고 주요 외신들은 평가하기도 했다. 서 회장이 제시카 법인장을 선임한 것 역시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적임자로 낙점했기 때문이다.
 
지난 9월엔 자연주의 브랜드 '이니스프리'가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유니언스퀘어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며 현지 시장에 신규 진출했다. 2층 규모의 이 매장에는 900여종의 상품이 판매되고 있고, 미국 전용 상품도 150여종을 선보여 현지화에도 공을 들였다. 오픈 첫날 700여명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현지에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앞서 또 다른 브랜드 '라네즈'도 지난 6월 세포라 온라인 몰에 오픈한데 이어 9월에는 144개 오프라인 매장에도 첫 선보였다. 이는 미국 전역 365개 세포라 매장 중 절반에 달한다. 향후에도 세포라 전용 기획 상품을 개발과 함께, 고객 체험 요소를 강화하는 등 현지화 전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피픽이 라네즈와 이니스프리를 미국 시장의 전략 브랜드로 선택한 것은 탁월했다고 평가한다"며 "미국 화장품 시장이 주류로 급부상 중인 밀레니얼들이 열광하는 가성비와 자연주의 콘셉에 이 두 브랜드가 부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소비자들이 지난달 15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뉴욕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한 이니스프리 매장에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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