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기자] “많은 사람들이 전쟁으로 인해 소중한 사람과 만날 수 없게 되지만, 그들의 사랑은 사라지지 않아요.”
노르웨이 재즈 싱어 실예 네가드는 최근 한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 사진을 봤다. 6·25 전쟁으로 갈라졌던 한 부부가 부둥켜 안고 우는 장면이었다. 수십년간 각자의 삶을 살다 만난 그들은 그제서야 서로의 생사를 확인하게 됐다. 사진을 깊이 보던 네가드는 거기서 ‘사랑의 위대함’을 느꼈다.
영감은 음악적 작업으로 이어졌다. 그들의 정서를 '만날 수 없는 관계', '동경과 사랑'이란 보편성을 담은 주제로 확장시켰다. '경계'에서 낙담하고 힘들어 하는 이들에게 그는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건네고자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그의 새 앨범 ‘For You A Thousand Times’가 지난 13일 국내에 발매됐다.
이산가족 사진이 내용이 된 타이틀곡 ‘For You A Thousand Times’는 굳이 장르라는 잣대를 들이대자면 일렉트로닉 범주에 가깝다. 아날로그 키보드와 일렉트릭 베이스, 펑키한 드럼, 아프리칸 퍼커션이 버무려져 사진에서 느낀 깊이 있는 스토리를 따스하게 전달한다.
다른 곡들은 대체로 자전적 이야기다. 그럼에도 독백처럼 들리지는 않는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이야기로 범위를 확장시킨 탓이다. 내면의 심장에서 울린 그의 고동이 인간의 보편적 정서로 점차 증폭되는 형태를 취한다.
에티오피안계 입양아들 조나를 위한 자장가 ‘Hush little bird’나 현실 세계에서 느끼는 무기력함에 관한 이야기 ‘Breathe’ 등이 특히 그렇다. 편안하게 흐르는 듯한 그의 보이스가 자신의 이야기를 고백투로 들려주는 친한 친구처럼 다가온다.
앨범을 유통하는 소니 뮤직 측은 “‘Be Still My Heart’란 노래로, 그리고 2013년의 내한 공연으로 네가드는 국내에서도 이미 잘 알려져 있다”며 “특히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은 우리나라 이야기에 관한 것인 만큼 국내 리스너들에게 조금 더 특별하게 다가 올 것”이라고 전했다.
실예 네가드 'For You A Thousand Times'. 사진제공=소니뮤직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