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진영 기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금융감독원 공공기관 지정 검토 발언으로 금융권이 술렁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금감원의 문제점과 공공기관 지정의 관련성이 적다고 지적하며 금감원 고유 기능까지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권 내부에서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의 금융감독원의 공공기관 재지정 검토안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 재지정이 금감원의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른 채용비리의 해법이 아니라 의견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공공기관이라고 채용비리가 없는 것도 아닌데 만병통치약으로 여기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앞서 김 장관은 19일 국정감사에서 "금융위와 협의하겠지만 공공기관으로 지정·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부담금 문제를 포함해 금감원이 국회의 관리를 받아야 한다는 데 기재부도 같은 입장"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2007년 4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가 2009년 1월 해제된 바 있다.
공공기관 지정이 무조건적인 해법이 아니라는 것은 이번 국감에서도 나타났다.
지난 16일 이찬열 국민의당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아 16일 발표한 ‘산하기관 채용비리 전수조사 및 결과’에서도 8개 기관 중 7개 기관에서 채용부정이 적발된 바 있다. 부정채용, 제도부실 운영 등으로 최종합격 한 인원 또한 6개 기관 39명이었다.
공공기관 지정 지정시 정부가 주로 관리하게 되는 부분이 ‘예산’이라는 점도 논란이다.
이미 금융위 예산·결산 소위원회로부터 예산에 관련된 심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공공기관 지정은 큰 영향이 없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감원은 기재부 예산 편성 지침 및 임금 인상율을 적용하는 등 공공기관에 준한 운영을 하고 있다"라며 "오히려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처럼 대형 금융사고가 발생했을 때 인력충원 등 신속한 대처가 어려울 수 있어 감독능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국제통화기금(IMF)과 국제결제은행(BIS)의 금융 감독기관 권고를 무시하는 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국제결제은행은 실효성 있는 금융감독을 위한 원칙 중 하나로 금융감독기구의 독립성 및 예산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공공기관이 한 곳 늘어나면 그만큼 국민의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라며 "가장 큰 문제가 된 채용비리부터 개선하기 위한 직접적인 효과가 있는 조치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금감원 공공기관 재지정에 관련된 기자들의 질문에 "협의, 상의해야 할 일 중 하나"라며 거론할 단계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금융감독원 공공기관 지정 검토 발언으로 금융권이 술렁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양진영 기자 cam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