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국내 주요 시중은행(지주)들이 올 3분기(7월~9월말) 실적 발표 시즌에 돌입한다.
이번 어닝시즌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리딩뱅크의 탈환 여부로, 지난 8년간 업계 1위를 차지한
신한(005450)금융지주가
KB금융(105560)그룹의 매서운 추격을 따돌리고 수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신한지주는 올 2분기 KB금융에 분기 기준으로는 한차례 추월 당했다는 점에서 올 3분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신한지주는 인수합병(M&A) 추진 등 새로운 성장 동력 확충에 집중하며 방어에 나선 한편 KB금융은 지난 2분기 자회사로 편입했던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를 중심으로 역전을 꾀하는 모습이다.
올 3분기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상반기에 이어 또다시 양호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전망치에 따르면 신한지주를 비롯해 KB금융·하나금융과 우리은행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2조501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동기의 2조1264억원보다 17.64%(3751억원) 가량 늘어난 규모다.
이번 실적의 관전 포인트는 올 상반기 리딩뱅크를 놓고 각축전을 벌인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성적표다.
지난 2분기 KB금융(당기 순익 9901억원)은 분기 실적 기준으로 신한지주(8920억원)를 앞질렀다. 그러나 상반기 순이익 기준에서는 신한지주가 1조8891억원의 순익을 달성하며 KB금융(1조8602억원)을 소폭 앞섰다.
하지만 KB금융의 성장세가 확대되면서 2009년 이후 8년간 리딩뱅크 자리를 지켰던 신한금융의 자리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올해 3분기 애프엔가이드 컨센선스를 보면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소폭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의 5774억원보다 45.5% 늘어난 8403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금융지주사 가운데 가장 높은 실적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5.8% 확대된 1조519억원, 매출액은 2조9085억원으로 17.2% 증가할 전망이다.
여기에는 소호 부분의 자산 증가세를 바탕으로 한 순이자마진(NIM) 개선과 KB손해보험, KB캐피탈 편입을 통한 비은행 계열 포트폴리오 강화가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최근 허인 국민은행장을 신규 선임하며 윤종규 2기 집권 체제도 구축한 점도 KB금융의 안정적 성장에 힘을 보탠다.
이와 함께 국민은행은 지난 8월 신한은행이 담당하던 경찰공무원 대상의 ‘무궁화 대출’ 사업권을 가져왔으며, 신한은행은 지난 10년간 맡았던 국민연금공단의 주거래은행 지위도 우리은행에 넘겨 준 상태라는 점도 KB금융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작년 말 현대증권을 시작으로 KB손보와 KB캐피탈을 완전 자회사화 했다”며 “이를 통해 지주회사 전반의 이익규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또 “지난 8월 1조원대의 경찰공무원대출을 낮은 금리로 취급했음에도 불구하고 소호부분의 꾸준한 자산증가세를 바탕으로 NIM은 개선 추세를 유지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반해 신한지주는 전년 대비 10.3% 오른 7966억원의 순익을 거둘 것으로 예측됐다. 컨센선스만 본다면 KB금융이 407억원 가량이 앞서는 것이다.
영업이익의 경우 올 3분기 1조375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9369억원 보다 10.7%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KB금융과 비교하면 144억원 적다.
매출액은 일년 전의 2조8108억원 보다 4.1% 늘어난 2조9274억 원으로 예상된다. 다만 비자카드 등 유가 증권 매각 이슈 등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이 적극적인 M&A를 추진키로 한 점도 방어전략으로 꼽힌다. 조 회장은 지난달 열린 창립 16주년 기념식에서 "시장을 예의주시하며 기회가 왔을 때 M&A를 적극 추진하겠다"며 포트폴리오 재구축의 뜻을 밝혔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신한지주는 대출 증가율이 예상보다 높아 순이자이익 호조가 지속되고 있다”며 “금호타이어 관련 익스포져 또한 150억원 미만으로 대손충당금 부담이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3분기 비자카드 등 유가증권 매각 여부에 따라 추가적인 순이익 상승요인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신한지주와 KB금융이 리딩뱅크를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조용병 신한지주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사진/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