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건설이 재개되면서 두산중공업이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탈원전 정책을 재강조하면서 원자력 발전사업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두산중공업은 원전 수출과 해체를 비롯해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의 사업 재편 가능성도 제기된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24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를 열고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를 비롯해 예정된 신규 원전 6기에 대한 공사 여부를 결정한다. 앞서 지난 20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는 시민대표 471명이 참가해 작성한 '시민참여형 보고서'를 통해 건설 재개를 권고했다. 건설 재개가 59.5%로 건설 중단을 선택한 40.5%보다 19.0%포인트 높았다. 문 대통령도 위원회 뜻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두산중공업은 신고리 5·6호기에 2조3900억원 규모의 원자로 등 원전 주기기 납품 계약을 맺은 만큼 위원회 결정을 환영했다.
두산중공업은 원전 발전 사업과 더불어 원전 수출·해체를 비롯해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분야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두산중공업이 공급한 제주해상풍력단지의 전경. 사진/뉴시스
다만, 위원회가 보고서를 통해 원자력발전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 줄 것을 권고하면서 두산중공업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상황이다. 시민참여단 가운데 53.2%는 원자력발전을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권고했다. 유지와 확대는 각각 35.5%와 9.7%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위원회의 권고는 정부 정책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은 지난 22일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와 더불어 탈원전을 비롯한 에너지 전환 정책을 계속 이어나갈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로써 울산 신한울 3·4호기와 영덕 천지 1·2호기, 장소 미정의 원전 2기 등 모두 6기에 대한 건설 계획은 취소될 가능성이 크다.
두산중공업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화력과 원자력 등 발전부문의 순매출액은 연결기준 4조9317억원이다. 전체 사업 가운데 35.5%를 차지한다. 자회사 두산인프라코어 순매출액(5조7283억원·41.2%)을 제외하면 발전부문이 가장 큰 일감이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로 단기적으로는 두산중공업 매출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되나, 장기적으로는 정부의 에너지 정책 전환으로 핵심 사업의 타격은 불가피해졌다.
이로 인해 두산중공업이 원전 수출이나 해체, 신재생에너지 발전 등으로 사업 비중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10일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원전수출전략협의회를 열고 원전 수출에 대한 정부 지원을 약속했다. 지난해 두산중공업의 발전부문 순매출액 가운데 3조4895억원(70.75%)을 수출 시장에서 올린 만큼, 정부의 지원은 매출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정부가 국내 첫 원전인 고리 1호기를 시작으로 원전 해체에 돌입하면서 관련 시장의 성장도 기대된다. 두산중공업은 독일의 짐펠캠프와 원전 해체 분야 사업협력을 맺는 등 신규 사업 확대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외에도 국내 최대 용량인 5.5㎿급 해상풍력발전 기술을 인수하는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 기술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발전사업은 수출 비중이 높은 만큼 국내 원전 축소가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풍력발전 기술을 확보해 나가는 등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해 원전 해체 등 신규 사업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