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의약품 사업에 뛰어든 지 6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바이오의약품 생산대행 사업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성장 잠재력을 입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는 평가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2017년 3분기 매출액은 1275억원으로 전년 동기(528억원) 대비 14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5억원으로 전년비 흑자전환했다.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액은 2983억원으로 전년 동기(1891억원) 대비 5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54억원으로 전년비 흑자전환했다.
삼성은 지난 2010년 5대 신수종사업 중 하나로 바이오산업을 선정했다.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제약산업에 진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생산대행(CMO, 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이 주력 사업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확대되자 삼성은 생산대행을 유망 사업으로 판단하고 집중적인 투자를 강행했다. 글로벌 제약사가 비용을 투자해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을 증설하는 것보다 생산대행을 맡기는 편이 비용 절감 효과가 높다는 것이다. 프로스트앤설리번(Frost & Sullivan)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MO 시장 규모는 2015년 74억달러(약 8조3200억원)에서 2025년 303억달러(약 34조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이 제약사업 인프라 구축에 투자한 비용은 3조원에 달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개 공장을 잇따라 건설했다. 원가를 낮추기 위해 대규모 설비를 구축했다. 현재 1공장(3만리터)과 2공장(15만리터) 생산설비는 총 18만리터다. 1공장은 약 100% 가동 중이고, 2공장은 2016년 가동을 시작했다. 2019년 100% 가동률이 목표다. 2016년 기준 글로벌 3위 수준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2공장이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가동률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공급에 대한 상업생산이 가능해졌다. 3공장(18만리터)은 연말 증설 완료가 목표다. 3공장 가동이 정상화되는 2022년에는 전체 생산설비 36만리터로 전세계 최대 의약품 생산대행 업체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 생산대행 업체 1위 업체 론자로 생산설비는 26만리터 규모에 달한다. BMS, 로슈 등 글로벌 제약사를 파트너로 두고 있다.
일부에선 글로벌 업체인 삼성이 신약 개발에 나서지 않고, 복제약과 위탁생산 사업에 진출하는 데 회의적인 시각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제약산업 진출을 공표한 지 7년만에 흑자전환하면서 의약품 생산대행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글로벌 제약사 다케다와 바이오신약 공동개발 제휴를 체결해 신약 개발 기업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매출액이 4000억원을 창사 처음으로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장 증설 효과로 2021년까지 안정적인 성장세가 예상된다. 증권가에선 2020년 정도에 매출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차별화된 공장 설계, 건설 및 품질관리 경쟁력을 통해 세계 최고 효율의 공장을 누구보다 빠르게 건설하고 운영하며 CMO시장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꿔 CMO시장을 더욱 확대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이 지난 4월 창립 6주년 기념행사에서 직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