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국감:화제의 현장)방통위 찾아간 한국당…KBS국감 '나몰라'

방문진 이사 선임 반발해 국감 정회…민주당 "납득 못해"

입력 : 2017-10-26 오후 4:54:30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한국방송공사(KBS)와 한국교육방송공사(EBS) 국정감사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파행 운영됐다. 과방위원장인 신상진 의원을 비롯해 한국당 소속 과방위원들이 국회가 아닌 방송통신위원회로 향했기 때문이다. 이날 방통위의 방송문화진흥회 보궐이사 선임을 저지하기 위해서다.
 
이날 오전에 이어 오후에 시작한 국감도 파행의 연속이었다. 여야 의원들은 KBS와 EBS의 국정감사보다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방문진 이사 지명과 관련한 비난을 주고 받았다. 신 의원을 대신해 위원장석에 앉은 한국당 간사 박대출 의원은 “오늘 한국당 의원들이 방통위 방문한 시각은 오전 7시50분이었다”면서 “과방위 국감은 10시에 예정돼 있었다. 오전에 충분히 얘기가 잘 돼서 원만한 결과가 이뤄졌으면 개의가 가능했다”고 방통위에 책임을 전가했다.
 
같은 당 이은권 의원도 “국감이 파행된 것은 죄송하지만 한국당 입장에서 볼 때 방문진 이사 선임을 강행한 것에 의구심을 갖는다”며 “이효성 방통위원장도 국감이 끝나면 이사 선임을 하도록 검토한다 했는데 갑자기 선임하겠다고 한다. 이를 연기 해달라고 요청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당의 정회 요구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의 비판은 거셌다. 민주당 신경민 의원은 “말이 안되는 주장을 연결해 사회자의 월권으로 정회하면 우리에게 인내의 시간이 얼마나 더 필요할지 모르겠다”며 “국감은 계속돼야 하며 정회 신청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신용현 의원도 “국회의원으로서 의무를 이렇게 내팽개쳐도 되나 싶다”며 “국감은 지금부터라도 재개돼야 한다”고 밝혔다.
 
급기야 표결로 정회 여부를 결정하자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민주당 고용진 의원은 “한국당의 입장이 있다고 해도 우리로서는 KBS와 EBS 일정이 잡혀 있다”며 “정회를 하자는 것은 사실상 국감을 하지 말자는 의견과 같다. 박대출 의원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표결을 통해서라도 정회 여부를 정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 한국당 의원들은 박대출 의원의 정회 선언과 함께 국감장을 떠났다. 박 의원은 “정회 요청을 받아들여 감사 중지를 한다”고 말했다.
 
당초 이날 국감에서는 KBS 파업 논란 등 공영방송 정상화 문제와 이명박정부 시절 국정원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고 보도를 통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고대영 KBS사장 관련 내용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예정이었다. 이날 국감장에선 KBS 기자들이 고 사장을 향해 “후배기자들에게 부끄럽지 않냐”고 소리치고 국회 행정직원들이 이를 막으면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26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한국방송공사·한국교육방송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공영방송 보궐이사 임명 문제와 관련해 방송통신위원회를 항의 방문해 빈 자리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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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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