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롯데그룹주가 재상장 이후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지주사 전환으로 출범한 롯데지주에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거래가 재개되는 사업회사의 경우 철저하게 주력 사업의 가치 변동에 따라 주가가 좌우될 전망이다.
지주사 전환으로 출범한 롯데지주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쌓여 있지만 상대적으로 상승 요인이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당장 신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할 자금 확보가 필요한 데다 오너 일가의 지분 확보 여부도 단기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브랜드 수수료 수익과 배당 수익 확대 등 호재가 기업가치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호텔 상장을 포함해 그룹사 전반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롯데지주의 역할이 부각될 전망이다.
조용선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주사 출범으로 기존 순환출자와 상호출자 고리 67개를 해소했지만, 신규 순환출자 8개와 상호출자 3개가 발생해 내년 3월까지 이를 해소해야 한다"면서 "2년 내에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을 충속하기 위한 과정에서도 현금 확보가 필요한데, 편입 계열사를 확대를 통한 현금흐름 개선이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룹 차원에서 롯데지주의 배당수익 확대 방향성이 유지되는 동시에 롯데지주 역시 배당성향을 30%까지 높일 계획이어서 배당주 관점에서도 투자매력이 높다"면서 "롯데시네마와 롯데리아 등 우량 계열사의 기업공개(IPO)를 포함해 신사업 확보를 통한 성장 모멘텀도 기대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3분기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롯데쇼핑은 향후 주가 전망이 엇갈린다. 중국 마트 사업 철수와 내년도 이익 정상화가 긍정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동시에 여전히 국내 성장성에 의문이 남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롯데쇼핑의 단기 실적은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부진하겠지만 내년도 전망은 긍정적"이라며 "중국 마트 사업 철수가 단기 모멘텀이 될 수 있고, 중국 인바운드 기저효과로 내년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30% 이상 증가하는 실적 모멘텀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면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백화점과 할인점 점포에서 매출 성장과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고 반전 여부도 불확실하다"면서 "정부 규제와 함께 경쟁이 심화한 환경에서 유의미한 실적 개선이 확인될 때까지 주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롯데제과는 이번 분할로 순수익이 약 32% 줄어든 점이 우려 요인이다. 하지만 지주사로 넘어간 일부 자회사가 되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경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롯데지주로 넘어간 알짜 해외 건과사가 매년 두자릿수대 외형 성장을 기록하고 있고 영업이익률도 연간 1%포인트 이상 개선돼고 있어 롯데제과의 가치 평가에는 부정적인 부분"이라며 "현재 롯데 지주에 해외 건과업을 주도적으로 이끌 경영진이 없는 상황인 점을 고려할 때 롯데제과의 역할이 중요하다. 시너지 상승을 위해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제과로 편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칠성은 부동산 가치가 부각되는 가운데 맥주 사업의 성공 여부가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롯데푸드는 주력 사업 침체로 다른 계열사에 비해 부진이 우려된다. 이경주 연구원은 "롯데칠성은 맥주 신공장 가동과 신제품 출시로 비용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인데, 시간이 지날수록 관련 손실은 줄어들 것"이라며 "롯데그룹과 서초구의 숙원사업인 서초동부지 개발이 진척 중인 만큼 장기적으로 부동산 가치 대비 가장 저평가된 종목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푸드는 주력 사업의 업황이 침체된 만큼 본업에 대한 안정성이 확인돼야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며 우상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롯데그룹주가 재상장을 앞두고 모멘텀을 받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황각규 롯데지주 공동대표. 사진/뉴시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