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차량을 소유하지 않고 필요할 때 쉽게 이용하는 카셰어링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자동차업계의 신사업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국내 대기업 중 SK(쏘카)와 롯데렌탈(그린카) 등이 사업에 뛰어들었고, 현대차그룹까지 가세하면서 산업이 활성화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1년 9월 국내에 카셰어링 서비스가 처음 도입된 이후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관련 매출은 2012년 6억원에서 2016년 1000억원으로 급증했고, 카셰어링 회사의 차량 보유 대수도 400대에서 1만3000여대로 크게 늘어났다. 2020년에는 카셰어링 시장이 5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해외의 카셰어링 산업은 더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초기 50억위안(약 8400억원) 규모의 카셰어링을 포함한 중국 렌트카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618억위안(약 10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또 야노경제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카셰어링 시장 규모는 2015년 202억엔이었고, 2020년에는 295억엔으로 연평균 19.7%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카셰어링 시장에서는 현재 쏘카와 그린카가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고, 이들은 각각 SK와 롯데렌탈 등 대기업을 대주주로 두고 있다. 이외에도 에버온, 피플카, 링커블 등 중소업체가 카셰어링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완성차업체인 현대·기아차가 카셰어링 사업에 뛰어들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셰어링 서비스가 성장하면 차량 판매가 저조해진다는 점에서 완성차 업체가 이 사업에 뛰어든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현대·기아차는 20~30대 잠재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차량 공유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업무 협약을 맺고 올 초부터 수소차와 전기차 총 30대를 카셰어링에 투입했다. 이어 올해 4월부터는 현대캐피탈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아이오닉 일렉트릭 등 전기차 중심 카셰어링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차량 인도 및 반납 장소를 고객이 지정할 수 있는 혁신적 '온디맨드형 서비스'로 고객 편의를 극대화했다.
또 지난 9월에는 렌터카를 고객이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 맞춰 배달해주고 이용 후 반납까지 해주는 '딜카(딜리버리 카셰어링)'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국내에서 차종을 넓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를 이용해 무료 카셰어링 서비스도 시작했다. 기아차는 8월 모빌리티 서비스 전용 브랜드 ‘위블’을 출시하고, 첫 사업으로 아파트 단지 등 대규모 주거지 입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주거형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했다. 위블은 '내 차같이 쉽게 이용하는 우리집 세컨드카'라는 개념으로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천왕연지타운 2단지 내에 쏘울EV, 니로, 카니발 등 차량 9대가 배치돼 운영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GS칼텍스가 카셰어링 사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GS칼텍스는 지난 2013년 자회사 GS엠비즈를 통해 그린카와 카셰어링 확산 업무협약을 맺는 등 오래전부터 이 시장에 큰 관심을 보여 왔다.
전문가들은 카셰어링산업이 향후 공유경제의 핵심 축으로 성장할 수 있다면서도,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산도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용자들의 인식변화와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모두 함께 맞물려야 된다고 강조했다. 손종구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카셰어링 산업이 더 크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이용자가 나와야 하고, 그에 맞는 기업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 둘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순환구조를 이루면 산업이 급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지난 3월 6일 광주시청 앞 문화광장에서 개최한 '친환경 수소·전기자동차 융·복합 카셰어링 시범사업' 발대식에서 관계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