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4분기 TV시장이 연착륙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연중 최대 쇼핑시즌으로 통하는 4분기는 매출 확대에도 불구, 마케팅과 프로모션 강화에 따른 비용 지출이 늘면서 수익성이 줄어드는 구조적 문제가 발생한다. 하지만 올해 4분기는 예년과는 다른 분위기다.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TV 제조사들이 체질 개선을 한 데다, 패널가격도 하락 안정화 추세를 보이면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4분기는 계절적으로 TV시장의 극성수기에도 불구하고 통상 3분기보다 영업이익은 줄어든다.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 쇼핑시즌 도래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팅비용이 증가하고, 제품의 할인 폭이 커지다 보니 제 값을 못 받고 파는 경우도 많다. 재고 관리도 수익성 악화의 주범으로 작용한다.
지난해 기준 LG전자의 TV부문 4분기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57% 급감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역시 TV를 포함한 생활가전 부문에서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반토막 났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만 봐도 3분기와 4분기 차이가 극명히 엇갈렸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3.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해 전분기 대비 5.8%포인트 하락했고, 삼성전자 역시 2.4%로 전분기(6.9%)보다 악화됐다.
삼성전자 모델들이 메탈 퀀텀닷 기술이 적용된 QLED TV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올해는 연착륙 전망이 우세하다. TV 제조사들이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체질 개선을 해 펀더멘털이 강화된 것이 주된 이유다. 전분기 대비 수익성은 하락하겠지만, 과거와 같은 패턴이 되풀이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OLED TV로 시장을 공략한다. 최근 50인치 규격의 OLED TV 가격을 250만원대로 낮췄고, 한 달에 1만대 넘게 판매되며 대중화를 노린다. 이에 따라 OLED TV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도 15%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QLED TV로 맞선다. 특히 QLED TV 판매 수량의 절반가량이 65인치 이상의 초대형 제품으로, 영업이익 기여도가 크다. 판매 비중도 10%를 돌파해 안정적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패널가격 하락도 제조사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10월 하순 LCD 패널가격은 10월 상순 대비 2.7% 하락했다. 65인치 4K 패널가격은 5개월 연속 하락세다. 5월 435달러를 기록한 이후 10월에는 383달러로 낮아졌다. TV 가격에서 패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제품에 따라 30~40%에 달한다. 때문에 패널가격 하락은 TV 제조사의 원가 절감 효과와 직결된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4분기 시장을 낙관하는 분위기다. LG전자 관계자는 "TV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HE사업본부 실적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연초부터 판매 구조조정을 하면서 대형 프리미엄 제품군에 집중했고, 그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4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