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 기자] 페인트의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기능이 더해지면서 색을 입히는 데 그치지 않고 용도에 따라 쓰임이 다양해졌다. 특히 건물 내부 온도 변화를 막아주는 기능성 페인트의 경우 에너지 절감 효과까지 뒤따라 향후 관련 시장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겨울철이 다가 오면서 단열 페인트 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건축물 내부에 시공해 내부 열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을 차단해 난방비를 절약할 수 있는 건축자재다.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고 시공까지 간편하면서 단열페인트에 대한 수요는 점점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열페인트 시공은 구조 변경, 시간 구애 없이 비교적 간단하게 에너지 절약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겨울철에는 단열 페인트 수요가 많다면 여름에는 차열 페인트가 인기다. 차열 페인트, 코팅제 등 차열 제품의 시장규모는 연간 500억원대로 추산된다. 차열페인트는 여름철 건축물의 온도 상승을 막아주는 에너지 절감 건축자재로 열 발생과 온도 상승을 야기하는 주요 원인인 태양광 적외선을 페인트가 큰 폭으로 반사시켜 지붕이 직접 받는 열기 축적을 줄여준다. 이를 통해 일반 도료 대비 실내 온도가 최대 5도까지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건물 내부로의 열전달을 막아 냉방비 절감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에너지 절감 효과로 인해 이들 기능성 페인트를 통한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하다. 삼화페인트는 올 겨울부터 서울시가 선정한 에너지 취약계층에 단열페인트를 지원키로 했다. 이 제품은 스피쿨 시리즈로 미국 CRRC(에너지 절감형 도료 인증 기관)의 인증을 취득한 단열페인트다. 열차단 효과가 있는 기능성 안료를 함유해 옥상과 외벽의 온도 흐름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여름에는 바깥의 뜨거운 공기를 막아 실내 공기를 시원하게 유지하고, 겨울에는 실내의 따뜻한 공기가 손실되지 않도록 해 냉·난방비를 줄여준다. 실제로 집 전체에 단열페인트를 시공한 경우 시공 전에 비해 연료비가 56% 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열페인트의 에너지 절약 효과가 알려지면서 지붕이나 옥상에 해당 페인트를 칠하는 ‘쿨 루프(Cool Roof)’ 운동도 활발하다. 냉방에 드는 에너지를 약 20% 절약할 수 있는 데다 도심의 여러 건물들에 이 공법을 적용할 경우 도시 열섬 현상을 줄여주고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09년부터 쿨루프 운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지난 2015년 처음 시작했다. KCC, 노루페인트 등 기업들도 차열페인트를 내놓고 쿨루프 캠페인에 참여하며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능성을 강화한 페인트에 대한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활용 범위가 점차 늘어 나고 있다"며 "소비자 시장으로도 빠르게 발을 넓히면서 건설업계의 의존도를 점차 줄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