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었던 라면시장, 성수기 맞아 펄펄 끓는다

주력제품 '밀고' 신제품 '띄우고'…'국물' 차별화로 새 경쟁

입력 : 2017-11-0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국내 라면시장이 프리미엄 열풍이 수그러들며 침체기를 맞는 듯 했지만 따뜻한 국물 라면 수요가 많아지는 계절적 성수기가 도래하며 다시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하고 있다.
 
5일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가 기준 올 상반기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은 농심(004370)(55.8%), 오뚜기(007310)(22.4%), 삼양식품(003230)(11.2%), 팔도(10.6%) 순으로 집계되고 있다.
 
농심의 독주체제와 추격하는 오뚜기의 약진 양상이 굳어지는 가운데 연 2조 원대로 성장한 라면 시장 점유율 각축전도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시장 1위 농심은 신제품 공략보다는 '너구리'와 '신라면' 등 주력 제품을 주축으로 한 브랜드 위상 강화에 초점을 맞추는 중이다.
 
특히 1982년 출시된 너구리는 올 상반기까지 누적매출 1조8000억 원, 누적판매량 52억 개를 넘어서며, 단일브랜드로 연간 1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파워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신라면의 글로벌 위상 강화에도 공을 들이는 중이다. 최근엔 업계 최초로 국내 전 항공사와 20개 외국항공사에 '신라면'을 정식 기내식 메뉴로 공급되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다.
 
업계 2위 오뚜기는 최근 신병기인 '리얼치즈라면'을 선보였다. 라면시장이 트렌드에 민감해진 시장으로 변모한만큼 전에 없던 컨셉의 신제품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오뚜기의 기대대로 지난 9월부터 판매한 이 제품은 곧바로 월 10억 원 매출 고지에 올라섰다.
 
오뚜기 관계자는 "국내 최초로 액상 치즈 소스를 적용해 깊고 진한 치즈를 라면으로 즐길 수 있게 한 것과 젊은층을 겨냥한 온라인 마케팅이 주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삼양식품은 전혀 시도하지 않았던 매운맛 콘셉트를 살린 '삼양라면 매운맛'을 출시하며 기존 브랜드 강화와 신제품 효과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브랜드 강화가 절실하다는 판단에 따라 1년 이상 심사숙고해 연구 개발을 한 끝에 출시했다"며 "출시 두달만에 31억 원의 매출을 거두며 기대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팔도는 1990년 생산돼 누적으로 올해 17억 개 판매량을 넘어선 '왕뚜껑'을 전략 제품으로 앞세우고 있다. 왕뚜껑의 2020년 판매목표를 20억 개로 설정해두고 마케팅에 올인 중이다.
 
한편 날씨가 쌀쌀해지자 익숙한 한식 국물을 앞세운 '탕면' 바람도 불고 있다.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농심은 '감자탕면'을 내세웠다. 지난 2009년 단종됐던 제품을 재정비해 다시 선보인 감자탕면은 겨울철 어울리는 얼큰하고 진한 국물 맛이 특징이다. 실제 감자탕처럼 우거지와 감자 등 건더기가 푸짐하다는 게 농심측 설명이다.
 
팔도는 '진국설렁탕면'을 선보이며, 한국인에게 친숙하고 대중적인 설렁탕 맛을 냈다. 소고기 수육 건더기를 넣고, 액상스프로 사골 맛을 살렸다.
 
삼양식품도 '한국곰탕면'을 내놓고 탕면 경쟁에 가세했다. 사골 육수로 곰탕의 진하고 담백한 맛을 강조한 한국곰탕면은 분말스프와 건더기를 합쳐 편리하게 끓여먹을 수 있다. 타사의 프리미엄 제품보다 저렴한 1봉당 1000원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왼쪽부터 농심 '감자탕면, 오뚜기 '리얼치즈라면', 삼양식품 '삼양라면 매운맛' 제품이미지. 사진/각 사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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