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2017년 연말 정기인사를 앞두고 현대·기아차가 최근 해외 법인장 등 일부 임원들에게 해임과 교체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중국과 미국 등 해외 실적이 특히 부진했다는 점에서 문책성 인사라는 평가가 높다. 이 같은 이유로 12월에 예상되는 연말 정기인사에서 대규모 인적쇄신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5일 현대·기아차 등에 따르면 최근 해외 관련 임원들에 대한 일부 소폭 인사를 단행했다. 그동안 외부에는 알리지 않았지만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26일 글로벌조직 운영체계를 개편하고, 권역별 자율경영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일부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현대·기아차는 기존 해외영업본부, 마케팅본부, 기획실 명칭을 사업관리본부, 고객경험본부, 기업전략실로 각각 변경하고 업무를 조정했다.
먼저 이원희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해외영업·마케팅·기획실 담당에서 사업관리본부·기업전략실 담당으로 보직이 변경되면서 새 글로벌조직 수장을 맡는다. 이 사장이 글로벌조직 수장에 임명되면서 그동안 해외영업본부장을 맡았던 임병권 부사장이 사업관리본부장을 맡아 여러 권역별 사업부를 총괄하게 된다. 사업관리본부 아래에는 사업운영전략사업부, 미주관리사업부, 유럽관리사업부, 아중아관리사업부가 신설된다. 여기에 최근 인도법인 안영진 델리사무소장(상무)도 지난달 회사를 떠났다.
기아차는 신차 마케팅 전략과 해외 마케팅 전략을 책임진 서춘관 마케팅사업부장(전무)와 서보원 국내마케팅실장(이사)을 최근 경질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는 여기에 송호성 유럽법인장(전무)을 지난달 말 부사장으로 승진시키고, 새롭게 신설된 글로벌운영본부 수석부사장으로 임명했다. 후임 유럽법인장에는 박용규 러시아법인장(전무)가 임명됐고, 정원정 러시아법인 영업팀장(이사)이 새로운 러시아법인장에 앉았다.
기아차는 특히 미국 조지아공장 법인장으로 신장수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켜 임명했다. 그는 기아차 중국 사업장인 둥펑웨다기아차에서 관리팀장을 지내는 등 해외 사업 운영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임 법인장인 신현종 부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고문으로 이동했다. 실적 부진에 따른 문책성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중국 실적 부진에 따라 둥펑위에다기아차의 생산책임자였던 백현철 부사장도 이번 인사를 통해 회사를 떠났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매년 12월 말에 열리는 정기 임원인사에서 대대적인 인적쇄신이 이뤄지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해외 실적 부진과 글로벌 조직운영에 따른 전반적인 체계 개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신규시장 확대와 전략적 투자 대신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한 비상경영체제를 지속하면서 그룹 안정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아직 현대차 노사의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이 진행되고 있어 연말 인사가 미뤄질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본사.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