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2011년 6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우리나라 기준금리를 기존 3.0%에서 3.25%로 인상했다. 그 후 우리나라에서는 금리인상이 단행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 2012년 7월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기준금리는 8차례 인하했고, 현재 기준금리는 1.25%로 떨어져 있다.
빠르면 이번달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 되면서 저금리 시대가 저물 전망이다. 무려 6년5개월 만이다. 이미 시장은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최근 발표되고 있는 경제지표와 조건들의 화살표가 모두 인상을 가리키고 있고 12월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이유다.
먼저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 인상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지난 10월19일 금통위 직후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융 완화 정도를 줄여나갈 여건이 어느 정도 성숙되고 있다고 본다"며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이날 금통위 본회의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을 요구하는 소수의견까지 나왔다.
채권시장에서는 이미 11월 금리인상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송경희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경제연구실 수석연구원은 "10월 금통위 결과와 3분기의 빠른 경기회복세를 고려할 때 한은은 당초 예상보다 빠른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며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일부 반영하고 있던 시장의 예상보다 매파적인 입장을 보이고도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경우, 채권시장의 변동성만 증폭시키는 결과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투자은행(IB)10개 중 7개도 한은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11월로 예상했다.
견조한 경제성장도 숫자로 확인되고 있다. 먼저 올해 3% 성장률 목표치 달성이 확실시 된다. 지난달 말 한국은행이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은 3분기 1.4% 성장을 기록했다. 금융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실적이다.
한중관계 회복도 우리경제 성장세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로 얼어붙었던 한국과 중국 관계가 봉합되면서 중국의 경제보복이라는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중국인들의 한국 관광이 재개되면 내수회복에도 탄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사드경제 보복이 한국경제 성장률 0.4%포인트를 갉아먹을 것이라고 전망했던 만큼 회복세에 탄력이 실릴 대목이다.
관건은 향후 금리인상 속도와 횟수다. 시장에서는 대체로 올 연말 금리인상에 이어 내년에 2~3차례에 걸쳐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정된 2010년 7월 2.0%에서 2.25%로 올린 뒤 2011년 6월까지 11개월 동안 4회 더 금리를 올린 바 있어 통화정책 기조가 바뀌게 되면 국내외 경기상황에 따라 일정기간 금리를 더 올릴 가능성이 크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준금리는 향후 1년 반에서 2년 여에 걸쳐 2.25%까지 4차례 인상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과거 20년간 사례에서 우리나라의 일차적인 금리인상 횟수가 5회였던 점을 고려하면 뉴노멀 환경을 감안해 그보다는 횟수가 낮고 인상 속도도 느릴 것"으로 내다봤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