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고화질의 HDR(하이다이내믹레인지) TV가 프리미엄 시장을 달군다. 오는 2021년에는 출하량이 현재의 4배가량에 달할 전망이다. 글로벌 리더로 자리 잡은 삼성전자와 LG전자는 HDR 기술을 놓고 한 치의 양보 없는 자존심 대결에 돌입했다.
8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HDR TV 출하량은 올해 1220만대에서 오는 2021년 4790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완벽한 HDR은 아니지만, HDR 기능을 지원하는 TV(HDR compatible TV) 판매량은 4년 이내에 1억1200만대로 급증해 전체 TV 시장의 절반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됐다.
2021년 HDR TV 출하량은 미국이 1460만대로 1위를, 중국이 1180만대로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북미는 대형 화면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풍부한 UHD 콘텐츠가 있는 점이 높은 수요의 이유로 꼽혔다. 중국은 구매력이 높은 소비자들 중심으로 대형 TV 구매 니즈가 크며, 중국산 UHD TV의 증가로 HDR TV에 대한 성장 폭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HDR 기술은 명암을 세밀하게 분석해 사람의 눈과 유사하게 자연스러운 영상을 보여주는 기술이다. 밝은 부분을 더 밝게, 어두운 부분은 더 어둡게 표현해 영상의 입체감을 높이고 실제 눈으로 보는 것과 최대한 유사한 영상을 구현한다. 폴 그레이 IHS마킷 컨슈머 디바이스 담당 이사는 "HDR은 시청자에게 화면 크기나 해상도와 관계없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며 성장 배경을 설명했다.
관람객들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2017에서 삼성전자 전시장 내에 마련된 HDR10 플러스 체험존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HDR이 차세대 화질 기술로 떠오르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시장 확대에 대비해 주도권 잡기에 나서고 있다.
기존 HDR 기술을 보완해 영상 장면마다 세밀한 밝기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한 차세대 화질 기술 'HDR10 플러스'이 삼성의 최대 무기다. 삼성전자는 올해 QLED TV를 출시하면서 HDR10 플러스 기술을 오픈 플랫폼으로 개발했다. 파나소닉, 20세기 폭스 등과 HDR10 플러스 연합도 구성했다. 콘텐츠 유통을 강화하기 위해 아마존과도 손을 잡았다.
LG전자는 픽셀 1개 단위로 완전히 끄거나 밝힐 수 있는 OLED TV가 HDR 구현에 최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나아가 돌비비전과 HDR10, HLG 등 다양한 규격의 HDR 영상을 지원한다. 특히 돌비비전의 경우 넷플릭스, 워너브러더스, 유니버설, MGM 등 할리우드 영상 제작업체들이 가장 많이 채택한 HDR 방식으로 콘텐츠 선택의 폭이 넓은 점이 강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TV 시장은 역성장하고 있지만 초고화질 TV 수요는 늘고 있다"며 "HDR 같은 최신 기술을 적용한 제품은 TV 평균판매단가와 수익성을 높이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