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존vs.카카오, 스크린골프시장 요동치나

마음골프, 카카오에 편입·지스윙 합병…반격 준비완료
골프존, 6년째 점주와 극한 대립…국회 상생안 '주목'

입력 : 2017-11-1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정재훈 기자] 국내 스크린골프시장에서 수년간 독점적 지위를 누려오던 골프존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올해 초 스크린골프 점유율 2위 업체 마음골프는 3위 업체 지스윙을 인수해 덩치를 키우고, 지난 9월 카카오게임즈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반격의 채비를 마쳤다. 반면 골프존은 가맹전환사업 부진과 6년째 점주들과 극심한 갈등으로 성장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악재와 호재가 명확히 갈린 두 업체 간의 전면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스크린골프시장이 양강 구도로 빠르게 재편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마음골프는 연내 회사명을 '카카오VX'로 변경하고 본격적으로 스크린골프사업 역량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카카오' 브랜드를 앞세워 스크린골프시장에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포부다.
 
마음골프는 지난 2012년 7월 업계 후발주자로 설립됐다. 당시는 스크린골프시장에서 골프존이 최고 호황을 누리기 시작한 시기다. 골프존의 시장 점유율도 90%를 넘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문태식 대표가 스크린골프에 도전장을 던진 까닭은 그가 한게임, NHN 등의 개발자 출신이기 때문이다. NHN에 몸담고 있을 당시 '당신은 골프왕'이라는 온라인 게임을 성공시킨 자신감이 계기가 된 것이다. 문 대표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 등과 함께 한게임을 설립했던 창립 멤버이기도 하다.
 
골프존의 아성을 깨는 일은 어려웠다. '티업비전' 브랜드로 업계 2위까지 올라섰지만 실적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매출액은 117억원, 144억원, 179억원으로 꾸준히 상승했지만, 이 기간 내리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나마 지난해에 손실폭이 전년 대비 4.6배 줄어든 점이 위안거리다.
 
올해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지난 9월에 인공지능 기능을 탑재한 '티업비전2'가 호응을 얻으며 매장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스윙 매장과 합쳐 전국 1300여개의 매장을 보유하며,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렸다. 대전에서 5년째 골프존 매장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근처에 티업비전 매장이 2개나 새로 생겼는데, 그중 한 곳은 기존 골프존 매장에서 티업비전으로 바꾼 것"이라며 "그쪽(티업비전)이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 우리도 브랜드를 바꿀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골프존은 현상유지도 버거운 상황이다. 가맹점을 포함해 여전히 전국에 4900여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70%대 점유율 붕괴는 시간문제로 보인다. 특히 6년째 계속되고 있는 점주들과의 갈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그동안 폭리를 취해왔다는 것이 점주들 주장의 요지다. 결국 이번에는 문제 해결을 위해 국회가 직접 나섰다. 지난달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일부 의원들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직접 점주들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이를 바탕으로 골프존 측과 상생협력방안을 논의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점주들과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에 따라 골프존 스크린골프 사업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손님이 스크린골프를 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재훈 기자 skj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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