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끊이질 않는 지역 상생 논란

인근 지역 내 가구단지들도 반발

입력 : 2017-10-22 오전 11:43:42
[뉴스토마토 임효정 기자] 이케아의 국내 진출 3년이 다 되어 가지만 지역상권과의 상생논란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케아가 입점된 해당 지역 뿐 아니라 인근 지역 중소상인들까지 반발을 이어가고 있다. 3년내 4개매장을 추가로 오픈해야 하는 이케아 입장에서는 지역 상생 문제는 해결해야 할 최대 과제중 하나다.
 
파주 운정가구타운 내 점주들은 다음달 중순 이케아와 상생 협의를 위한 회의를 마련할 계획이다. 운정가구타운은 10년 전 일산 내 아파트가 들어서자 파주로 점포를 옮긴 65개 매장이 영업 중인 가구단지다. 이케아 고양점과 직선으로 12Km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했다. 정경현 운정가구타운 회장 "주변 고양, 일산 가구단지와 협의를 끝냈지만 인근에 있는 가구단지에는 상생의 노력을 보이지 않았다"며 "이케아의 영업은 인근 상권에 큰 피해를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케아 고양점은 광명점에 이어 국내 2호점으로 지난 19일 정식 오픈했다. 사전 오픈에 이어 정식 오픈 날에도 수 많은 인파가 몰리자 고양시 외 인근 가구단지에서도 적지 않은 위협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운정가구타운 내 한 점주는 "이케아가 들어오면서 피해를 입는 곳은 오히려 가까운 상권보다 좀 거리가 있는 상권일 수 있다"며 "가까운 곳은 집객 효과라도 있지만 우리처럼 거리가 좀 있는 곳은 손님만 빼앗기는 꼴"이라고 반발했다. 또 다른 점주 역시 "규모로써는 이길 수 없는 상대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살아 남을 수 있는 보호 장치는 필요하지 않겠냐"며 "고양점 오픈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거대 기업과 달리 가구단지 위치도 알릴 수 없는 게 우리 현실이다"고 한탄했다. 이케아의 국내 진출 3년이 다 됐지만 지역상생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인 셈이다. 운정가구타운 내 점주들은 고양점 오픈일에 매장 앞에서 4시간 가량 이케아 영업을 반대하는 집회를 진행한 바 있다.
 
이케아는 한국진출 당시 상생목적으로 광명가구협동조합에 제공했으며, 고양점 역시 주변 가구단지와 10억원 가량의 광고비 등 지원을 이어가기로 협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운정가구타운은 이케아를 홍보할 때 운정가구타운의 홍보도 함께 하거나 이미 협의한 가구단지들과 동일한 조건으로 협의해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이케아 측은 "지역내 가구단지와 이미 협의가 끝난 상황이다"며 주변 가구단지의 반발에 당황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내달 중순 다시 회의를 갖기로 합의했다. 끊이질 않는 지역상생 논란에 이케아 측의 부담도 적지 않다. 해당 시군 내 가구단지와의 협의가 아닌 인근 지역까지 상생 협의가 현실화될 경우 향후 오픈 때마다 지역상생 목적으로 수억원을 지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케아는 가구 이외에 생활소품 등의 비중도 크기 때문에 단순히 가구단지와의 상생만이 문제는 아닐 것"이라며 "전국적으로 매장을 확대해가면서 이에 반발하는 중소업체들도 늘어날 것으로 보여 상생문제는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19일 이케아 고양점 오픈 당일 파주운정가구타운 회원들이 영업 반대를 외치는 집회를 가졌다. 사진=뉴스토마토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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