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내년 산업경기는 수출 시장 중심의 성장세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수출산업 회복의 내수산업으로의 낙수효과는 미약할 것으로 보여 체감하지 못하는 경기 회복 속도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12일 현대경제연구원은 '2018년 산업경기의 8대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내년 산업경기의 키워드로 '회복(RECOVERY)'을 제시했다.
먼저 연구원은, 전반적인 산업경기는 회복 분위기가 감지되지만 내수 산업은 체감하지 못하는 회복 속도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수출 부문 생산증가율이 내수 부문 생산증가율을 다시 상회하고, 수출 관련 산업 생산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내수 관련 산업 경기도 시차를 두고 회복되겠지만 수준은 체감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에 수출시장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의 성장세가 내수시장 의존도가 높은 서비스업이나 건설업보다 빠를 것으로 판단했다.
연구원은 또 전반적인 수출 경기의 회복에도 불구하고 수출산업 내에서 업종별 수출지역 의존도에 따라 경기 격차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주요 수출산업중 개발도상국 수출 비중이 높은 정보통신(IT), 유화, 기계, 가전 등의 산업이 상대적으로 회복 속도가 빠를 것이란 설명이다.
중국의존도가 높은 수출산업과 기업의 경우 '잠깐 숨통이 트이는 수준'의 회복세가 예상된다. 단기적으로는 세계경제의 회복에 따른 중국 경제의 중간재 수요 확대, 사드 문제의 해결 등에 힘입어 작년과 올해 전체 수출증가율보다 대중국수출증가율이 낮았던 현상이 역전되면서 대중국 수출이 빠른 속도로 회복될 전망이다. 하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중국 경제성장률이 점차 낮아질 것으로 보여 대 중국 수출이 한계를 맞이할 것이란 전망이다.
제2의 벤처 붐이 일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국내 벤처 기업수는 2017년 10월 현재 3만4954개로 10년 전의 1만3000여개에서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GDP대비 벤처투자 비중은 2015년 기준으로 0.13%에 그쳐 미국의 0.33%및 중국의 0.24%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에 정부는 창업과 벤처기업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육성을 위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어 벤처붐이 다시 일 것이란 전망이다.
또 최근 대두되는 신기술을 기반으로 '젊은 산업'들이 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4차 산업 혁명과 관련된 위치기반서비스, 빅데이터 등 신기술들이 빠르게 진보가 이루어지면서 기존 산업 및 사업 모델을 파괴할 것이란 기대다.
조선업과 철강산업, 건설업은 우려가 되는 상황이다. 내년 조선업과 철강산업은 글로벌 공급과잉 문제가 해소되지 못할 뿐 아니라 중국과의 치열한 경쟁 구도가 심화되는 치킨 게임의 가능성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건설업은 부동산 경기 냉각에 따른 건축 부문 부진과 SOC 예산 급감에 따른 토목 부문 침체의 이중고에 직면해 내년 국내 산업중 가장 리스크가 높은 산업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는 "산업별로 경기 격차가 크게 벌어질 우려가 있는만큼 경기 회복의 온기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는 경로 구축과, 산업계의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새로운 혁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