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한국이 정보통신 분야에서 선두권을 유지했다. ‘반도체 코리아’를 주도하는 삼성이 글로벌 순위에서도 독보적이다. 반면, 고급인력 유출 지표가 악화돼 기술 보안 우려를 증폭시킨다.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함에 있어 인력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6일 발간한 통계집 ‘2017 세계 속의 대한민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 ICT(정보통신기술) 발전지수 1위, 인터넷속도 1위, 전자정부지수 3위 등 정보통신 부문에서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특히 전반적으로 정보통신 업종에서 강세였다. 반도체 매출액은 지난해 삼성이 443억달러로 인텔(570억달러)을 추격했고, 휴대폰 출하량에선 삼성(3억600만대)이 애플(2억1600만대)보다 9000만대 더 팔아 1위 자리를 수성했다. 이 같은 경쟁력에 힘입어 삼성은 글로벌 브랜드 가치에서도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코카콜라, 아마존 등과 순위를 다투는 6위에 올랐다.
다른 업종에선 석유화학·철강 일부 품목이 수위를 차지했고, 여타 자동차 등은 톱5 안에 진입하지 못했다. 수출액 기준 탄화수소유도체, 스티렌이 각 1위, 합성고무, 합성섬유, 인조섬유직물, 편직물, 평판압연철강이 각각 2위에 올랐다. 선박 건조량도 1위를 기록했으나 올 들어 일감절벽이 부각되면서 어려움에 노출됐다. 이어 철강 전체 수출이 4위, 타이어가 5위에 올랐다. 타이어 개별 업체로는 한국타이어가 7위(매출)에 이름을 올렸다. 그밖에 자동차 생산 및 판매는 각각 6위와 11위에 머물렀다. 이들 수출산업에 대한 경쟁국들의 극심한 견제도 수치로 확인됐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반덤핑조사 건수에서 중국(94건) 다음으로 많은 2위(32건)를 차지했다.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이 같은 무역장벽을 극복하는 것과 더불어 인재 유출에 대한 대책도 필요해 보인다. 우리나라의 고급인력과 관련된 국제지표가 특히 악화됐다. 지난 5월 IMD(국제경영개발대학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고급두뇌 유출 지수에서 54위를 기록해 하위권에 머물렀다. 5년 전과 비교하면 49위에서 54위로 다섯 계단 떨어졌다. 순위가 낮을수록 인재 유출로 인한 경쟁력 손실이 많다는 의미다. 동시에 해외 고급인력을 유인하기 위한 매력도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고급숙련인력 유인 지수는 지난해 48위로 역시 하위권이다. 해외 고급인력에게 매력적인 근무환경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해당 지수는 5년 전보다 19계단이나 내려왔다.
노동 분야에서는 여전히 여성의 사회진출 관련 지표들이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여성경제활동 참가율(58.4%, OECD 31위)과 여성 이사회 임원비율(2.4%, 45위), 여성 국회의원 비율(17.0%, 118위) 등은 국제적으로 하위권이다. 5년 전과 비교하면 순위가 정체됐거나 하락해 세계적인 추세와 큰 차이를 보였다. 여성에게는 출산 및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등으로 '유리천장'이 아닌 '철옹성'이 됐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한편, 명목 GDP(2016년 11위, 전년과 동일), 무역규모(2016년 9위, 전년과 동일), 국제경쟁력(2017년 29위, 전년과 동일), 국가이미지(2017년 19위, 전년비 3단계 하락) 등은 전년과 대동소이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