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이동통신 3사의 주가가 통신비 규제 정책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전통적인 대목으로 꼽히는 연말 쇼핑 시즌에도 규제 리스크는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통 3사의 주가는 최근 3개월간 하락세를 이어갔다. 선택약정할인율 상향(20%→25%) 여부를 놓고 정부와 줄다리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8월 중순부터다. 그나마 SK텔레콤은 할인율이 25%로 상향된 9월15일 이후 약 한 달간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다시 기세가 꺾이며 10월 중순부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SK텔레콤은 13일 전 거래일보다 1.37% 하락한 25만2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1년간 최고치인 28만8000원(8월2일)에 비해 12.3% 하락했다.
KT와 LG유플러스도 8월부터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KT의 이날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0.51% 하락한 2만9150원, LG유플러스도 0.8% 하락한 1만2450원이었다. 최근 1년간 최고치와 비교하면 KT는 3만5550원(8월1일)에 비해 18%, LG유플러스는 1만7900원(6월27일)에 비해 30.4% 하락했다.
서울의 한 휴대폰 판매점. 사진/뉴시스
이통 3사의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이 꼽힌다. 시장이 포화 상태에 직면, 정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가계통신비 절감을 위한 정부의 규제 논의는 강화되고 있다. 지난 10일 출범한 가계통신비정책협의회는 단말기자급제와 보편요금제 도입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압박 수위를 높인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내년까지 이통 3사의 실적이 크게 반등할 여지는 부족하다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아이폰 신제품 효과도 미지수다. 아이폰8은 시장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부진을 겪고 있고, 기대작 아이폰X(텐)은 오는 24일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제품에 결함이 있다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다 지원금상한제가 폐지되면서 언제든 과거 출혈경쟁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상시적 리스크에도 노출돼 있다. 이미 버거운 상태에 이른 마케팅비용도 부담이다.
김홍식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과 내후년까지 올해 수준의 실적이 이어질 것"이라며 "할인율 25%는 장기적으로는 매출에 부정적이지만 단기적으로는 보조금 감소로 이어져 비용 절감의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또 "정부의 규제 이슈는 중장기 과제"라며 "5G와 4차 산업혁명 등 새로운 이슈가 나오면 실적과 주가에 또 다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