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이 14일 사장단과 계열사 대표 인사를 단행하며 세대교체를 본격화했다. 현대중공업은 최길선 회장의 퇴진과 함께 강환구 사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된다.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문화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전무는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로 내정, 승계 속도를 더했다.
현대중공업은 강환구 사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된다. 지난해 10월 현대미포조선 사장에서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지 1년여 만이다. 공동 대표였던 권오갑 부회장은 그룹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가칭)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권 부회장은 정 이사장의 최측근으로 이번 지주사 전환 작업을 주도했다. 지주사 대표로 사업구조 재편 등 경영 전반을 총괄하면서 정 전무로의 승계작업을 도울 것으로 전해졌다. 그에게 주어진 마지막 책무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은 일선에서 물러나며 한 시대를 마감했다. 예우 차원에서 자문역으로 위촉됐다. 앞서 지난 2009년 현대중공업 사장에서 물러났지만, 조선경기 침체로 회사 사정이 급격히 어려워지자 2014년 10월 회장으로 복귀하며 구원투수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 최 회장은 "후배들의 힘으로 충분히 현대중공업이 재도약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용퇴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14일 현대중공업그룹이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권오갑(왼쪽) 부회장은 그룹 지주회사 현대중공업지주(가칭) 대표로 이동하며, 현대중공업은 강환구(가운데)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정기선(오른쪽) 전무는 부사장 승진과 동시에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로 내정됐다. 사진/현대중공업·뉴시스
승진 인사도 발표됐다. 특히 정 이사장의 장남 정 전무는 부사장 승진과 동시에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안광헌 대표와 공동 대표 체제다. 지난해 말 현대중공업에서 분사한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선박과 발전 관련 기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차기 그룹 사령탑에 오를 정 전무가 대표로 부임하면서 그룹 내 현대글로벌서비스의 위상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주영걸 현대일렉트릭&에너지시스템 대표와 공기영 현대건설기계 대표도 각각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심왕보 상무와 정명림 전무는 각각 전무와 부사장으로 승진함과 동시에 현대E&T와 현대중공업모스 대표로 내정됐다. 오세광 상무는 현대힘스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이번 인사는 주주총회를 거쳐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경영진 세대교체를 통해 현 위기 상황을 돌파해 나가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며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사업 재편과 독립경영 체제를 확립하고, 내년도 사업계획 실천을 위한 구체적 계획을 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