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직원 많이 두고 세금 많이 내는 게 소원입니다." 이종철 '제이스텔라(J.STELLAR)' 대표 겸 디자이너는 14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17 해외유력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쥬얼리 제작이 본업이었던 이 대표는 처음 접한 가방산업 쪽에 뛰어들어 4년여의 연구와 준비 끝에 제품 론칭에 성공했다. 제이스텔라는 이 대표 혼자 있는 1인 기업이다. 그는 지난달 브랜드와 제품을 론칭한 뒤 이번 수출상담회 참가 자격을 얻었다. 이 대표가 디자인한 가방은 보석 등 진짜 쥬얼리를 이용해 장식하는 '레이스체인'이다. 쥬얼리는 두바이와 일복 쪽에서 반응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대표는 "내일(15일) 일본, 카타르 업체와 상담회가 잡혀 있다"며 "시장에 없는 독특한 제품으로 스카프, 옷 등으로 영역을 넓혀나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제이스텔라는 쥬얼리 디자인을 활용한 가방으로 수출상담회를 찾았다. 사진=뉴스토마토
이 대표처럼 1인 기업이거나 인적 자원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수출상담회를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차별화된 아이템으로 수출상담회에 나갈 자격을 얻는다면 통역, 수출상담 등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해외영업망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해외유력바이어들이 결집하는 상담회에서 이들을 만나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무엇보다 해외바이어를 고객으로 유치하면 대금 결제 후 제품 제작에 들어가는 구조라 자금력이 약한 중소기업에 효과적이다. 수출 주문과 결제를 마치면 제품 제작에 들어가면 그만이다. 내수시장에서는 재고 수량을 먼저 납품한 뒤 제품일 팔릴 때마다 사후 결제를 받는 구조라 자금 회전이 불리한 중소기업은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다.
경남 김해에 있는 '인팩글로벌'은 플라스틱 접이 상자를 들고 이번 수출상담회에 나선 사례다. 한옥 창틀을 본뜬 한국형 디자인으로 된 접이 상자는 낚시상자, 아이스박스, 자동차 트렁크용 상자 등 다용도로 쓸 수 있다. 의자 대용으로도 가능하다. 접이식으로 돼 있어 70%가량 부피 절감 효과가 있다. 인팩글로벌의 김순호 해외영업부 이사는 "중기중앙회 수출상담회는 처음으로 참가한다"며 "수출상담회는 해외바이어를 컨택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이미 미국에 2500여개 매장을 두고 있는 홈 디포(Home Depot)에 납품 중"이라고 회사를 소개했다.
인팩글로벌은 플라스틱 접이식 상자로 수출상담회 문을 두드렸다. 사진=뉴스토마토
강원 춘천에 있는 '자연마음'은 옥비누와 연옥향초(캔들 제품)로 수출상담회를 찾았다. 장선미 자연마음 대표는 "연옥은 인체에 필요한 40여종의 미네랄을 함유해 원적외선과 음이온이 다량 발생해 자연치유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제품은 강원 춘천에서만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진 춘천옥가루를 이용해 만들었다. 장 대표는 "제품성을 인정하는 바이어와 지속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관계를 맺는 게 목표"라고 했다.
수출상담회가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수출상담회에 참가한 한 업체 대표는 "수출상담회가 1회성 이벤트로 끝나는데, 바이어와의 매칭 과정을 모니터링하는 게 필요하다"며 "상담회가 끝난 뒤에도 중기중앙회 등이 지속적으로 관리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상담회에서 실적으로 이어진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해외바이어들이 중소기업을 상대로 요구하는 인증, 관련 문서들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를 '해외바이어들의 갑질'이라고 말했다. 중기중앙회, 중소벤처기업부 등 유관 기관들이 중소기업의 수출 진입장벽을 낮춰줄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한편 이번 수출상담회에는 25개국 80개 바이어사와 458개 국내 중소기업이 참가한다. 중기중앙회 측은 1300회 이상의 수출상담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14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2017 해외유력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가 열렸다. 사진=중기중앙회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