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대웅제약이 한미약품을 밀어내고 제약 3위사로 올라섰다. 상위 5개 제약사 3분기 누적 매출을 분석한 결과 한미약품만이 역성장하며 4위에 머물렀다.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수출 계약해지로 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다만 영업이익은 90% 가까이 증가하며 기술수출 계약 해지에 따른 여파에서 벗어나는 분위기다.
15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미약품 1~3분기 매출액은 6839억원으로 전년 동기(7106억원) 대비 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08억원으로 전년 동기(427억원) 대비 89% 증가했다.
매출 감소는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에 기술이전한 약 5조원 규모 당뇨신약 계약의 일부 해지로 매출에 분할인식되던 기술료가 더이상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노피는 2016년 12월 3개 당뇨신약 중 1개 제품에 대한 권리를 한미약품에 반환했다. 1~3분기 기술수출수익은 484억원으로 전년 동기(792억원) 대비 39% 감소했다. 주력 제품들이 고르게 성장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라이선스 계약 수정에 따른 기술료 감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며 "사노피 수익을 제외하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작년 실적 대비 각각 14.7%, 6850% 성장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을 제하고 나머지 제약사들은 영업실적 호조를 보였다. 유한양행과 녹십자가 양강 구도를 보였다.
유한양행(000100)은 제약업계 최초로 1~3분기 매출(1조850억원) 1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782억원으로 전년 동기(689억원) 대비 12% 증가했다. 도입의약품에 따른 신규 매출 발생과 생활건강사업부의 선전이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와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한 C형간염치료제 '소발디'와 '하보니'를 팔아서 올 3분기 약 280억원 매출이 발생한 것으로 예상된다. '유한락스'와 모기살충제를 판매하는 생활건강사업부는 매출 910억원으로 전년비 20% 성장했다.
녹십자(006280)는 1~3분기 9616억원 매출을 올려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영업이익은 902억원으로 전년 동기(695억원) 대비 30% 성장했다. 주력 사업이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백신 사업 국내외 매출 규모는 17% 늘었다. 혈액제제 부문 해외 매출 증가율이 10%로 나타났다.
3분기 실적 호조로
대웅제약(069620)은 한미약품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대웅제약의 매출액은 7234억원으로 전년 동기(6477억원) 대비 12% 증가했다. 판관비 감소와 매출증가에 따른 원가율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305억원으로 전년 동기(147억원) 대비 108% 늘었다.
종근당(185750)은 6403억원으로 전년 동기(6123억원) 대비 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68억원으로 전년 동기(411억원) 대비 38% 늘었다. 신규 도입한 신약이 매출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종근당은 2016년 글로벌 제약사 MSD로부터 총 2500억원 규모 3종 의약품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하는 등 도입의약품 판매로 매출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한양행과 녹십자가 1~2위에 올라 제약업계를 주도하는 양상"이라며 "대웅제약, 한미약품, 종근당은 분기 실적에 따라 순위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