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면세점 입찰 시작…막판 '눈치싸움' 치열

롯데 단독입찰 유력…사드해빙 기류에 경쟁구도 가능성도 대두

입력 : 2017-11-2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특허권이 만료를 앞둔 서울 시내면세점 코엑스점의 입찰 마감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완화 기미가 감지되며 면세업계의 막판 눈치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당초 코엑스 시내면세점은 롯데면세점의 단독 입찰 가능성이 유력시됐지만, 사드 해빙 기류에 추가 입찰 참여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19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은 다음달 롯데면세점 코엑스 특허가 종료됨에 따라 이달 20일까지 신규 면세사업자 입찰 신청서를 접수 받을 방침이다.
 
이번 특허 심사에 참가하는 사업자는 서울 시내 어느 곳에든 후보지를 정할 수 있다.
 
입찰을 하루 앞둔 현재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면세점 사업 확대를 꺼려오던 분위기에서 다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코엑스점은 서울시내 면세점 중 매출 규모가 가장 작아 수익성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지만, 유동인구가 많은 만큼 특허권 획득 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평가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우선 롯데면세점은 기존에 운영해 오던 곳인만큼 코엑스점의 특허권을 재수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코엑스점과 가까운 잠실 롯데월드타워면세점을 운영 중이라는 점은 단체 관광객을 겨냥한 여행상품 코스를 기획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매력적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기존 코엑스점을 계속 운영하는 방안으로 특허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은 중국의 사드 보복 등으로 최근 실적이 저조했다. 9월 매출이 533억원으로, 신규면세점인 용산 HDC신라면세점(831억원)과 두타면세점(541억원)에도 못 미쳤다.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매출은 1625억원에 그쳤다. 다만 한중 관계 개선으로 사드 보복 조치가 해제되면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편 경쟁 면세점들의 입찰 참여는 아직 미지수다. 최근 중국의 사드보복조치가 해소됨에 따라 롯데의 단독 입찰이 아닌 경쟁구도로 전개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는 것이 이전과는 달라진 분위기다.
 
신라면세점의 경우 신규면세점이 아닌 기존 사업장 입찰에는 참여한 전례가 드물어 이번 입찰도 참여할 가능성이 적다. 업계 안팎에서도 신라는 제주면세점 입찰에 집중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코엑스점 입찰의 남은 변수는 신세계다. 신세계는 강남권 시내면세점 개점을 앞두고 있어 입찰에 무리한 베팅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높지만, 코엑스몰 운영권을 갖고 있는 만큼 시너지를 위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이번 코엑스점의 입찰경쟁이 과열될 가능성은 적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시내면세점이 포화상태인 상황에서 무리할 이유가 적어서다.
 
실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면세점 사업자 수는 32곳에서 49곳으로 17곳 증가했지만 면세점 단위(1㎡) 면적당 매출액은 2011년 5289만원에서 5417만원으로 2.4% 소폭 증가해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코엑스 면세점의 경우 올해 3분기동안 1625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쳐 지난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내면세점 코엑스점 입찰을 앞두고 사드 해빙 기류 등 분위기가 달라져 롯데의 단독 입찰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사업자별로 유·무형 득실을 꼼꼼히 계산해 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특허권 만료를 앞두고 입찰이 진행되는 시내면세점 코엑스점 전경. 사진/롯데면세점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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